뉴욕주 ‘동해병기 법안’ 발의, 버지니아 이어 두번째
상태바
뉴욕주 ‘동해병기 법안’ 발의, 버지니아 이어 두번째
  • 김경삼 기자
  • 승인 2014.02.11 11: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일 알바니 의회서 ‘뉴욕주 동해병기 법안’ 관련 기자회견

▲ 토비 앤 스타비스키 상원의원과 함께 뉴욕주에 ‘동해병기 법안’을 낸 에드워드 브라운스틴 하원의원(왼쪽 다섯 번째)은 10일 알바니 의회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학생들이 동해병기 문제에 대해 알 수 있도록 다른 주들도 이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미 버지니아주에 이어 뉴욕주도 '동해병기' 법안 입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뉴욕한인회는 지난 10일 오후 1(현지 시간) 뉴욕 주도 알바니 의회 기자회견실에서 뉴욕주 동해병기 법안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11일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뉴욕주 상·하원 의원들은 '"오는 71일부터 발간되는 뉴욕주의 모든 공립학교 교과서에 동해를 일본해와 함께 표기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법안은 뉴욕주 청소년들이 동해표기 문제에 대해 올바른 관점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법안 발의 목적을 설명했다.

앞서 뉴욕주에서는 토비 앤 스타비스키 민주당 상원의원이 지난 7일 뉴욕주 교육법을 개정하고 모든 교과서에 동해병기를 요구하는 법안을 냈고 에드워드 브라운스틴 민주당 하원의원이 같은 법안을 낸 바 있다.

토비 앤 스타비스키 의원은 이번 기자회견에서 내 지역구에는 약 176,000명의 동양인이 살고 있는데 그들에게 동해표기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미 청소년들에게 일본해표기를 교육하는 것은 청산되지 않은 그들의 역사적 상처를 계속 건드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우리가 뉴욕주나 시에서 다른 이름과 병기돼 있는 도로명을 볼 수 있는 것처럼 이 법안은 일본을 모욕하기 위해 만든 법안이 아니다고 강조하며 앞으로 학생들이 동해표기 문제에 대해 배우고 토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에드워드 브라운스틴 의원은 이 문제가 한인사회를 비롯한 여러 커뮤니티에 상당히 민감한 것으로 알고 있다일본의 식민 지배 아래 실시된 개명이 한인들에게 고통스러운 기억이겠지만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학생들이 이 문제를 반드시 알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버지니아주와 뉴욕주를 따라 다른 주들도 동해병기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유일한 한국계 뉴욕주 하원의원인 론 김(김태석)의원은 이 법안은 지역구에 있는 한인들의 위상을 높여주고 자신감을 가지게 할 수 있는 기회라면서 한인들의 고통과 노고를 인정하는 방침으로써 동해표기 지지의 뜻을 전했다.

한인 밀집지역과 가까운 지역구 의원들도 이번 기자회견에 참석해 지지의 뜻을 밝혔다.

북서 낫소 카운티에 지역구를 두고 있고 '토비 스타비스키'의원의 법안에 지지의사를 밝혔던 미셀 쉬멜 하원의원은 역사를 제대로 이해해야 세상을 더 크게 볼 수 있고 올바른 것을 추구할 수 있다역사가 다시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 법안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남부 퀸즈 카운티를 대표하는 닐리 로직 하원의원은 우리는 서로의 문화와 역사에 민감해야 하고 서로를 갈라놓는 선을 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뉴욕 학생들이 이 분쟁을 통해 시야를 넓히고 다른 사람들의 사고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인사회 지도자들도 기자회견에 참석해 동해병기 입법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민승기 뉴욕한인회장은 동해병기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위원회를 만들겠다고 했으며 김기철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회 부의장은 오랫동안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 한인사회가 총력을 다하자고 격려했다.

박운용 한인권익신장위원회 회장은 동해병기 문제는 한국과 일본 사이에 있는 바다가 누구 것이냐를 다투는 게 아니라 예전에 사용했던 이름을 복원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도 동해병기 문제는 우리가 일제치하 때 빼앗긴 이름들을 돌려받는 노력의 시작이라며 박 회장의 의견에 힘을 보탰다.

뉴욕주에서 발의된 이번 동해병기 법안은 오는 5월까지 뉴욕주 상원과 하원을 통과하지 못할 경우 다음을 기약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주의 동해병기 법안 입법화과정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한인사회 및 다른 주들도 이에 동참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민승기 뉴욕한인회장은 지난 7'교과서 동해 병기법안 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뉴욕주와 뉴욕시 공립학교 교과서에 동해가 표기될 수 있도록 이 문제를 범동포적으로 확산시키겠다는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현재 미 뉴저지주에서는 고든 존슨 민주당 하원의원이 동해병기 법안을 준비하고 있으며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워싱턴주에서도 일부 동포들이 관련 법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 일본 측의 대대적인 반발이 예상되는 가운데 뉴욕주를 비롯한 다른 주들의 동해병기 법안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지 동포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