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부재에 똘똘 뭉친 아르헨티나 동포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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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안부재에 똘똘 뭉친 아르헨티나 동포사회
  • 계정훈 재외기자
  • 승인 2013.03.0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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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범위원회, 한인상가에 호각 배포… 자발적인 치안유지 동참 주문

아르헨티나의 치안문제가 날로 악화됨에 따라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인상가에서는 지난해 12월 23일부터 한 달간 한인들이 자율경비대를 소집해 자치적으로 순찰을 돌았고, 한인회 산하에 방범위원회(위원장 이효성)가 출범하기에 이르렀다.

방범위원회는 지난 5일 저녁 운영위원회 회의를 개최하고 아베자네다 한인상가 내 상점마다 호각을 배포하고, 자발적인 치안유지 동참 캠페인을 전개하기로 했다.

▲ 한인 방범위원회는 지난 5일 저녁 운영위원회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 이효성 방범위원장은 “휴가철이 지나면서 다시 범죄가 고개를 들고 있는데, 담당경찰과 그간의 순찰활동 경과를 확인하는 자리를 가졌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학범 부위원장은 “그동안 위원회에 나이 드신 분들이 많았는데, 젊은이들이 많이 참석해 고무적”이라고 말했고, 자율치안경비대를 조직해 방범위원회의 초석을 이룬 김기철 씨는 “그간 열심히 일해서 좋은 결과를 이뤘는데, 앞으로도 잘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회의에 함께 참석한 박석재 외사관은 “부임한지 얼마 안 됐지만 아르헨티나 교민사회의 치안을 걱정하고 있고,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대사관에서 긴급으로 요청하며 신경을 많이 써서 본국으로부터 치안보조금 만 불이 도착했다”며, 좋은 취지로 시작됐어도 재정이 투명하게 운영되지 않으면 오히려 화가 될 수 있으므로 꼭 필요한 부분에 당초 취지에 맞게 사용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호각 1,000 개를 이미 구입해 상점마다 배포할 예정이고, 관할인 50경찰서에서 오토바이 2대의 사복 순찰인원을 늘렸다며, 검정색 혼다 오토바이 326HTR과 657HCF는 순찰오토바이이므로 오인하지 말라고 공지했다. 또, 그동안 경찰이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순찰활동을 했는데, 상점을 5시쯤 닫는 점포가 많아 순찰시간을 오후 5시부터 11시까지 변경해 운영하고 있다며, 1월말 새로 부임한 50경찰서 로께 로베르또 삐소 서장이 한인들에게 보낸 서한을 공개했다.

서한에서 삐소 서장은 범죄 발생 의심이 들면 언제든 연락하라며, 신고는 경찰을 돕는 것이라고 말했고 순찰차 직통전화번호도 알려줬다. 운영위원회는 다음 주 화요일쯤 상가를 순회하며 호각과 함께 방범활동 후원금 모금과 자발적 참여를 바라는 유인물을 배포할 예정이다.

한편, 이승희 한인회 부회장은 “치안을 위해 여러 한인들과 대화를 나눈 결과, 상가 상인들이 직접 참여하는 방안을 건의한 분들이 있었다”며, “가게를 닫기 얼마 전부터 닫은 후 얼마 후까지 한 두 시간 동안 각 블록에서 한 사람씩 나와 거리를 감시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는데 상인들이 협조하면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아, 각 블록별로 이를 관리할 분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상점마다 배포되는 호각의 용도는 저녁시간 범죄현장을 발견하면 한 사람이 호각을 불고, 이를 들은 인근의 다른 사람이 같이 불어, 순찰중인 경찰이 신속하게 현장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정기적인 방범후원금의 수납과 민원관리를 위해 한인회에 방범위원회 유급직원을 상주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계정훈 재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