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경 다큐’, 아르헨 관객에 진한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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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경 다큐’, 아르헨 관객에 진한 감동
  • 계정훈 재외기자
  • 승인 2012.04.17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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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 교민들로 꽉차 …"꼭 봐야 할 영화" 열광

호세 루이스 감독이 제작해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독립영화제(BAFICI) 국제경쟁부문에 출품한 임수경의 다큐 ‘남쪽의 젊은 여인(Chica del sur)’이 현지관객들에게 짙은 감동을 전달했다.

12일 저녁 7시 30분 아바스또 쇼핑 내 Hoyts 8관에서 개봉된 임수경의 다큐는 첫 상영부터 한인과 현지 영화애호가, 한국학 연구원들로 영화관을 꽉 메웠다.

▲ 다큐, '남쪽의 젊은 여인'(Chica del sur) 장면.

영화 상영에 앞서 가르시아 감독은 “3년 전부터 BAFICI에 영화를 출품할 꿈을 꾸며 제작해 왔는데 꿈을 실현하게 됐다”며 다큐를 만드는데 애쓴 제작진과 번역에 도움을 준 김알레한드로, 부인과 아들 및 관객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 남쪽의 젊은 여인(Chica del sur)

다큐는 가르시아 감독의 일기처럼 1989년 평양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참가해 당시의 상황과 20년 후, 그녀의 생활을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평양에서 처음 보는 임수경의 강렬한 이미지에 압도돼 임수경을 주시하게 된 가르시아 감독은 아르헨티나에 돌아 온 후, 그녀의 행적을 찾아 자료를 수집하고, 어려웠던 임수경과의 만남을 통한 그녀의 삶을 자연스럽게 전개해 나간다.

평양 세계청년학생축전 후 귀환하자마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돼 복역 중, 1992년 12월에 가석방돼 풀려났고, 1999년 사면 복권된 임수경은 2003년 영어 연수를 받으러 필리핀에 갔던 아들이 물에 빠져 숨지는 사건을 당해 슬픔에 빠져 해인사에 잠적,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살았고, 가르시아 감독이 임수경을 만나기 위해 메일로 접촉을 시도한 내용도 화면을 통해 보여준다.

영화에는 임수경이 한양대 교수로 재직하며 수업을 하는 장면, 임수경의 라디오 프로그램, 가르시아 감독과 김알레한드로 씨가 임 씨의 부모 집에 초대돼 부모로부터 89년 당시의 상황에 대한 얘기를 듣는가 하면, 임수경 친구들과의 자연스런 술좌석을 통해 주고 받는 대화, 해인사에 들러 스님으로부터 듣는 임수경의 얘기 등 그녀의 그동안의 실생활을 생생하게 공개한다.

친구들과의 같이 한 자리에서 우연히 과거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이데올로기란 사람들이 만들어 낸 것”이고, 자신은 아직도 같은 민족이나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하는 임수경의 젖은 눈망울이 관객들에게 깊은 메시지를 전달한다.

또한 아르헨티나를 방문해 가르시아 감독과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나누고 아르헨티나 남단을 여행하는 장면, 영화의 마지막은 89년 가톨릭 신자인 임수경을 보호하기 위해 북에 파견됐던 문규현 신부와 함께 판문점을 넘으며 통일을 열망하는 기도를 올리는 임수경의 간곡한 목소리가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던져준다.

▲ 가르시아 감독과 방종석 평통남미서부협의회장.

영화가 끝나고 관객들은 열렬한 박수로 열광했고, 가르시아 감독과 질의응답 시간도 가졌다.

가르시아 감독은 아무도 용기를 못 내던 시절 임수경은 자신을 희생한 ‘한국의 잔 다르크’라고 표현하면서, “영화는 이념을 떠나 남북 간의 불화를 조장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고, 언젠가는 쌍방이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날이 올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가르시아 감독은 관객들에게 최근 한국의 국회위원 선거에서 민주통합당으로 출마한 임수경이 당선 된 소식을 전하며 기쁨을 나눴다.

이날 가르시아 감독의 초대로 영화를 관람한 평화통일 남미서부협의회 방종석 회장은 “평통 위원들뿐만아니라 교민들도 필히 이 영화를 봐야한다”고 권장하면서 가르시아 감독에게 평통 모임에 초청할 의사를 밝혔고, 가르시아 감독은 쾌히 방 회장의 제안을 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