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臺灣)을 바로 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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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臺灣)을 바로 알자
  • 황희재
  • 승인 2011.10.12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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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황희재 월드옥타 대만지회장

황희재 지회장
그제가 대만의 건국기념일인 쌍십절(雙十節) 100주년의 날이었다. 중국의 국부(國父) 손문 선생께서 천년의 청나라 황실을 무너뜨리고, 아시아 최초의 민주주의 공화국을 수립한 계기가 되었던 신해혁명 100주년을 기념하는 날이기도 하다. 어제도 예년과 같이 대만 정부 초청으로 오전 총통부 앞에서 실시된 기념행사와, 오후 국빈만찬에 다녀왔다.

내가 대만에 정착한지도 어느덧 내 생의 절반을 차지하는 25년이 지났다. 대학을 마치고, 중문학을 공부하고자 선택했던 이곳이 제2의 고향이 되고, 이제 750만 재외동포의 한사람 신분으로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재외동포라고 하지만, 이곳엔 대한민국 대사관이 없다.

국제정세의 이해관계와 눈앞의 현실로 인하여, 과거의 우의와 의리를 헌신짝 차버리듯 중국을 인정하고, 대만을 등지면서, 이곳에서 터를 내리고 살던 교민들은 하루아침에 유기견 신세가 되듯, 자국의 보호막에서 한 발짝 벗어나 생활한 것이 벌써 20년이 지났다.(올해가 한ㆍ중 수교 20주년의 해임)
물론 그사이 정부의 노력으로 大使館을 대신하는 민간기구인 대표부도 생기고, 한ㆍ대만간 직항로도 생겨서, 교민들의 일상생활에는 애로사항이 없다.

아쉬운 것은 20년 전 중국과의 국교를 수립하면서, 잠시 잊었던 대만의 존재를 우리 국민들은 뇌리에서 완전히 지워 버린 것 같은 현실이, 현지에 사는 교민의 한사람으로 애석하면서, 한편 대만이란 나라를 정치 논리를 떠난 오늘 현시점에서의 우리에게 어떤 위치인지를 알려주고 싶다.

한때 우리와 같이 아시아의 '4마리 용'이라 일컬어지던 대만은, 비록 정치적으로는 고립의 족쇄에서 풀려나지 못했지만, 경제성장에 있어서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전세계 반도체 산업의 흐름을 주도하고, 아울러 태양광, GREEN산업, 신소재 산업 분야에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로 성장하였으며, 특히 중국과의 양안 관계에 있어서도 지난해 양국간 체결한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을 맺음으로서, 향후 범 중화권 경제공동체의 시동을 걸었다고 하겠다.
작년도 양안(兩岸)간 경제교류는 1,000억불을 넘어섰으며, 상호방문자도 500만명이 넘었는가 하면, 이제는 타이페이에서 중국의 주요 9도시에 매일 정기 직항로까지 열려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대만을 부정하던 중국 마져도 대만을 인정하고, 대만과 손을 맞잡는 시대에 살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20년전 손 들어준 중국의 눈치를 살피느라, 내 실속을 제대로 챙기지도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설령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하나의 중국'을 부정하기 어렵다 할 지 몰라도, 지방 자치단체와 민간차원의 교류는 얼마든지 가능하고, 할 것도 많은데, 많은 사람들이 오해를 하여, 마치 내 여권에 대만 다녀온 흔적이라도 남아있으면, 중국 들어갈 때(혹은 중국정부로부터)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염려 한다는 어느 비즈니스맨의 이야기를 들었을 땐 실소 아닌 실소를 감출 수 없었다.

지금 한국을 전세계에 알린 1등 상품. '한류열풍'의 진원지도 일본 아닌 대만이 그 진앙의 중심이였음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현지에 나와 있는 한국기업 지사의 숫자도 단교 당시 보다 5배 이상 성장해 있으며, 한ㆍ대만간 무역수지 역시 한국으로서는 소홀할 수 없는 무역 순차국이 바로 대만이 아닌가?

지금 대만은 과거의 아픈 기억을 되새김 하지 않고, 우리와 여러 각도에서 조화로운 상생을 도모하려고, 많은 분야에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들었다. 우리는 이유야 어찌 되었던 대만에게 지난날 불가피한 빚을 지고 있다고 하면, 내가 너무 사대적일까?

대한민국 재향군인회 대만 지회장 자격으로, 대만 국경일에 매년 초대 받고 있는 나는 항상 민간 외교관이라는 자부심으로 이 나라 요소요소 중요 인물들을 한사람 더 '친한파'로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대만에 살고 있는 형편이다 보니, 정작 내나라 국민들에게 잘못 인식된 대만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이길 밖에 없는 것 같아, 부족한 필력이나마, 몇글자 옮겨보았다.

희망하건데, 21세기 Global 시대를 맞이하여, 정치 분야는 차지하더라도, 경제, 문화, 예술, 교육, 학술분야에서 한. 대만간 제2의 르네상스가 도래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