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한인회 가능성'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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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한인회 가능성' 열었다
  • 이현아 기자
  • 승인 2011.10.04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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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세계한인의 날 기념식서

유공자 포상 받는 신무호 조호한인회장

말레이시아 조호한인회는 설립 3년의 신생 한인회임에도 입소문이 자자하다. 설립 이후 눈길을 끄는 행보로 쉬지 않고 달려온 조호한인회. 그 같은 노력이 인정을 받은 것인지 2011 세계한인의 날 유공자에 신무호 회장이 포상자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공적은 물론 한인회 설립과 성공적 운영이다. 포상 수여를 앞둔 신 회장을 안양에서 만나봤다.

“조호는 아무래도 한인들이 적으니까요. 그래서 현지인들을 친한파로 만드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인회 운영 3년차에 접어드는 신무호 회장은 본지와 만나 소규모 지역한인회가 제시할 수 있는 확장된 외연을 제시했다.

조호한인회는 올 초 전시관 역할을 겸하는 한인회관을 마련했다. 임원들은 한인회관에 전시할 전시품을 모으는 데 여념이 없다.

“여러 기관의 도움을 받아 한국 물품들을 전시하고 있어요. 재단으로부터 지원받는 금액 중 일부도 여기에 사용되고 있죠. 교민들의 강습이나 모임 장소로도 이용하고 있고요.”

한인회관 개관은 여러 한인회가 갖고 있는 숙원사업이자 난제. 하지만 조호한인회는 설립 3년만에 이 같은 과제를 이뤄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 공간이 한인들 뿐 아니라 현지인들에게 한국문화를 전파하는 거점 사무소로 활용된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말레이시아 아이들이 부채춤을 배우러 회관에 다니고 있어요. 제가 직접 전통무용 전공한 한인 한 분을 소개해드렸거든요.”

말레이시아 학생들이 어떻게 부채춤을 안다는 것인가. 의아해하는 기자에게 신무호 회장은 그동안 한인회가 해온 일들을 하나 둘 풀어낸다.

“그곳 학교에 한국문화를 알고 싶은 아이들이 모인 동아리가 있어요. 직접 아이들을 찾아 격려하고 선물을 전달해 관계를 쌓아왔죠. 어디선가 우리 교민행사에서 부채춤 추는 것을 본 모양인데 그런 인연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거예요. 학교들을 보면 한국 뿐 아니라 일본 등 다른 국가의 문화에 관심을 갖고 있는 동아리들이 많이 활동하는 모양이더군요. 그런데 한국 문화를 알고 싶어하는 동아리 아이들이 기가 죽으면 안 되지 않겠어요?”

한국문화에 관심을 갖고 있는 말레이시아인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최근 한류의 영향이 흐름을 탄 것이다. 덕분에 신무호 회장은 직접 케이팝 음악과 가수들에까지 관심을 가지며 친한파 말레이시아인들과의 관계맺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국에서 씨디를 공수해 선물로 주기도 해요. 반응이 아주 뜨겁더군요.”

이쯤 되면 한국문화 전도사라고 하기에 손색이 없다. 이렇게 한국문화 소개의 거점을 자처하는 조호한인회는 현지 언론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말레이시아 내의 중국인들을 위해 발행되는 유력일간지에 무려 7회에 걸쳐 특집기사로 다뤄진 것은 물론,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도 조호한인회의 일거수일투족을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이처럼 매스컴을 탄 덕분인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조호한인회를 찾는 말레이시아인들이 늘고 있다.

“재마한인회나 싱가포르한인회 등 인근지역의 훌륭한 한인회들을 벤치마킹해요. 수치적으로 결과를 얘기하자면 미미한 것이죠. 하지만 우리는 작은 한인회가 어떻게 발전해가야 하는가를 늘 고민해요. 한인회가 현지인들과의 끈끈한 관계를 맺어 새로운 친한파 그룹을 형성하는 것. 그것이 우리 같은 지역한인회들이 열어갈 수 있는 새로운 한인회의 지평이 아닐까 생각해요.”

최근 정부의 주도 하에 국제공항 설립이 거론되는 등 가파른 개발정국을 맞고 있는 조호. 한인들의 이주도 더 늘어날 것이라고 신무호 회장은 전망한다. 조호한인회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