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체전 “무기한 연기” vs “예정대로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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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체전 “무기한 연기” vs “예정대로 강행”
  • 이현아 기자
  • 승인 2011.05.26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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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대한체육회 “정철승 조직위장 해임했다”

화합 체전을 다짐했던 미주한인체전(이하 미주체전)이 재미대한체육회와 미주한인체전조직위원회의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어 예정대로 진행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장귀영 재미대한체육회장은 지난 23일 본지를 비롯한 각 언론사에 공문을 발송해 “제16회 미주체전 일정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며 “체전과 관련된 불미스러운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미대한체육회와 긴밀하게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장귀영 회장은 “다시 정철승씨를 O·C제전 조직위원장직에서 해임함을 공표한다”고 밝혀 이번 체전 무기한연기 결정의 배경에 정철승 체전조직위원장과의 갈등이 있었음을 암시했다.

장귀영 회장은 “정철승씨가 1년 반 동안 체전을 준비해 왔다고 하지만 현재까지 한 번도 재미대한체육회에 체전 준비 세부사항을 보고하지 않았다”며 “모든 면에서 불안하고 체전을 치를 능력이 있는지 심히 염려가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장귀영 회장은 또한 “대회를 주최하는 기관과 주관하는 기관의 분명한 역할분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철승씨는 마치 자신이 대회장인 양 착각하고 자신이 위치를 망각한 무례한 행동과 부적절한 언론플레이로 재미대한체육회의 명예는 물론 위상을 손상시켜 많은 체육인들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조직위원회 측은 체전을 “연기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며 행사 강행의 의지를 밝혔다.

본지와 24일 통화한 조직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5만 달러 부스가 거의 분양이 끝났다”며 “불과 한달 전까지만 해도 같이 한다고 했다가 지금와서 번복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난색을 표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1년 반 동안 준비한 체전이 체전을 진행하는 데 현실적으로 무리는 전혀 없다”며 “경기장 등 계약된 내용을 포기할 경우 15만 달러의 금전적인 손해가 예상되는데 행사를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로 16번째를 맞이하는 미주한인체전은 6월 22일부터 26일까지 오렌지카운티 근교에서 개최키로 예정돼 있다. 올해 특별히 ‘미주 한인체전·문화행사’라는 명칭으로 동포문화 행사는 물론 정치 관련 프로그램을 강화해 동포사회 구성원들로부터 기대감을 높여온 미주체전은 그러나 재미대한체육회와 조직위원회 간의 갈등이 불거지며 우려를 낳아왔다.

재미대한체육회와 조직위원회의 갈등이 촉발된 것은 올 1월 15일. 이날 재미대한체육회는 임시총회를 개최했으나 정철승 조직위원장 등이 참석한 별도의 임시총회가 진행되며 체육회 내부의 파행을 예고했다.

이후 체육회는 장귀영 회장 측과 장귀영 회장을 반대하는 대의원들로 나뉘어 상대방을 해임하고 이를 언론에 발표하는 등 분란을 드러내는가 하면, 또 다른 체전 조직위원장이 선임되는 등 몸살을 앓았다.

재미대한체육회와 조직위원회는 이달 초 장귀영 회장이 체전 이후 회장직에서 사퇴키로 하고, 조직위원회가 체전 단일화에 동의해 화합 체전을 진행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아 극적인 합의에 이르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내용을 발표한 5월 6일부터 불과 보름께가 지난 23일 장귀영 회장이 ‘체전 무기한 연기’를 선포하며 끝내 합의도달에 실패했음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