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병옥 코트디부아르 한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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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병옥 코트디부아르 한인회장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1.01.04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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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게 맞아주시기 바랍니다"
“1999년 군부 쿠테타가 있기 전에는 서부아프리카에서 가장 평화롭고 살기 좋은 나라였어요.”

내전이라는 몸살을 앓고 있는 코트디부아르로부터 어렵게 이메일을 받았다.

원래는 지난해 말까지가 임기라는 이병옥 한인회장으로부터다.

코트디부아르는 그바그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치러진 대선에서 패배하고도 퇴진을 거부하면서, 극도의 정치적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1984년 태동된 한인회도 위협에 직면해 있다.

이병옥 코드디부아르한인회장은 지난달 31일 “130여명의 한인사회는 100명으로 급격히 줄었다”고 말했다.

코트디부아르 대사관은 교민들에게 철수를 권고하고 있다.  이미 대사관은 지난달 초 전 교민을 초청, 비상사태를 대비해 시국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다.

"많은 교민들이 가나로 떠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교민들과 친분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곳입니다.”

1989년 이곳으로 이주한 이 회장은 “한인사회가 2004년 이미 내전사태를 겪은 바 있다”고 말했다.

“가나로 30여명이 떠난 적이 있어요. 가나한인교회가 주축이 돼 장기간 돌보아 준 적이 있습니다.”

이 회장은 “코트디부아르 한인사회는 80년대 교민들이 사진관련 산업에 많이 종사하면서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대사관 측에 따르면, 550km에 달하는 해안선을 보유하고 있는 코트디부아르는 아이보리코스트(상아해안)로 널리 알려진 나라. 유네스코 세계문화에 등재되어 있는 타이 국립공원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이다.

“2000년까지는 교민 6~70%가 사진업에 종사했지요. 하지만 사진업이 차츰 사양 산업이 되면서 현재는 사진업, 식당, 가발, 수산선박 등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교민사회는 사태의 장기화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  “지금은 유엔평화유지군이 있어서 최악의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만, 6개월 이상 불안한 사태가 지속되면 모두 이웃 나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교민사회와 마찬가지로 생계가 걸려 있어 이주결정이 쉬울 리 없어보였다.  “식품을 겸업하는 저는 크게 경기에 영향을 받지 않지만, 교민들과 행동을 같이할 예정입니다.”

가나 이외에도 라이베리아 등 주변국들이 우선 이주 검토국가들이라고 한다. 다행이 이웃 지역 교민사회에 따뜻한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라이베리아 한인사회가 코트디부아르 교민들이 긴급 철수할 때 돕기로 결정했다.

“훌륭한 국가지도자를 만나는 것이 개인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동포들이 어렵게 돼 다른 나라로 가게 되더라도 따뜻하게 맞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