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예술가들과 함께하는 평화교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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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예술가들과 함께하는 평화교류
  • 백기영
  • 승인 2008.05.29 16:0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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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은 지금까지 우리에게 베트남 전쟁으로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져 있고, 우리군의 양민학살이나 참전용사들의 죽음에 얽힌 기억을 가지고 있다.

특히, 베트남 중부지역에서 있었던 우리 한국군의 베트남 참전 사를 들춰 보면, 1964년 이래로 10년간 대한민국은 청룡, 맹호, 백마 등 32만 명의 병사들이 파병하여 5천명이 죽었으며, 10만 여명이 부상이나 고엽제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참전 한국 군인들의 양민을 학살하고 부녀자를 강간하였으며, 이를 통해 태어난 라이 따이한이 베트남 사회에서 많은 문제를 일으켰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공식적인 조사와 배상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한국의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이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노력 덕분에 2001년 한국 대통령이 베트남 정부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가 있었으나 정부차원의 보상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경기도 안양의 석수시장에 위치하고 있는 스톤 앤 워터는 '평화 위를 걷다 2006'-베트남 젊은 작가 16인의 드로잉 전' 신짜오 마이 달링(Pace on the Peace -Xin Chao My Darling)'전을 지난 2006년 10월 17일부터 한 달간 진행했다.

이 전시는 우리가 상상하고 있는 베트남 전쟁과 오랜 공산체제에서 시장을 개방하고 자본주의를 수용하고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는 신흥 경제 개발국가 베트남에 대한 스테레오 타입을 깨고 베트남의 젊은 작가들이 경험해 왔고, 바라보고 있는 베트남 사회에 대한 다양한 측면을 보여주었다.

여기에 소개된 베트남의 젊은 세대들은 전쟁세대의 상처를 딛고 넘어서 새로운 미래를 계획하고 있는 열정을 보여주었다. 한국의 젊은 세대들이 군사독재 시대를 넘어서 성숙한 민주사회로의 진입을 위해 문화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것과 유사한 부분이다.

이 전시를 계기로 스톤 앤 워터 박찬응 관장은 장소를 바꾸어 한국작가들과 베트남작가들이 함께하는 평화교류 워크숍을 2007년 11월 26일부터 30일까지 베트남의 메콩 강에서 진행하였다.

먼저, 베트남에서 평화의 문제를 다루는 ‘평화 위를 걷다 2007’은 이런 종합적인 문제들에 대해 연구하고, 예술적 접근을 시도해야 하는 과제를 부여 받았다. 그동안 베트남에 관해서는 베트남 전쟁과 100만이 넘는 보트 피플들, 한국으로 온 결혼 이민자들을 통해서 접해 듣거나 미디어를 통해 소개 받아왔다.

한국과 베트남의 수교 15주년을 기념하면서 베트남 곳곳에 한국 기업들이 진출하고 있고, 이미 10만이 넘는 한국인들이 베트남에 거주하고 있다곤 하지만, 이런 숫자는 파병을 통해 경제적 이득을 얻으려고 했던 30년 전의 접촉과 크게 다른 것은 아니다.

최근 두 나라는 경제적인 교류의 확대만이 아니라, 문화와 예술의 교류를 통해서 서로를 알아 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일주일간 진행된 이 프로젝트에서는 과거의 기억을 상기시키는 그 어떤 지점도 없었다. 단지, 지금 베트남과 한국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사회적 문제들을 예술과 연결시키려는 예술가 각자의 노력을 소개하고 대화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전부였다.

한. 베 평화교류 프로젝트 <평화 위를 걷다 2007>은 베트남 티탄카페에서 양국의 작가들의 작업을 소개하는 작가 프레젠테이션을 시작으로 메콩 강을 따라 물 위를 함께 여행하는 프로젝트로 기획되었다.

메콩 강은 총 길이 4,020km로 동남아시아 최대의 강이며,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큰 강이다. 베트남의 경제수도로 불리는 호치민에서부터 출발하여 메콩 강의 지류인 사이공 강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면 캄보디아 국경을 만나게 된다.

메콩강을 따라 이동했던 양국의 예술가들은 서로에게서 무엇을 보았을까? 폴 알뤼에르의 말처럼, ‘그 무엇에도 상처 받지 않는 피부와 같은 물’로서의 메콩강은 두 나라 사이의 상처를 치유하는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