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의 화폐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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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화폐개혁
  • tkjohn
  • 승인 2003.09.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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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를 방문하거나 여행을 해 본 분들이라면 가장 먼저 접하고 느끼고 놀라는 것이 터키 화폐의 단위 일 것이다.

터키의 화폐단위는 "리라" 인데, 이탈리야도 리라를 쓰는 관계로 구분하기 위해서 터키쉬리라 (TURKISH LIRA), 약자로 TL로 표기 한다.
그런데 터키화폐는 명칭이 문제가 아니라 그 화폐가치가 문제인 것이다.

현재 유엔에 가입되어 있는 전 세계 국가중 1달러당 화폐가치(단위)가 가장 낮은 화폐가 바로 이 TL 인 것이다.
최근의 환율은 1U$ 당 1,400,000 TL 이지만, 몇달 전에는 최고 1불당 1,700,000TL 까지 간적도 있으며, 금년 년말에는 2,000,000 TL 을 예상하기도 하고 , 현재 20,000,000 TL 짜리 지폐도 사용중이니 과히 세계 최고단위 라 할수 있다.

이곳을 방문하거나 살고 있는 한국인들은 영 3개를 때고 부르기도 하고,
원없이 돈써보는 기분이라도 내 볼양이면, TL 자리에 "원"을 붙여서 부르기도 해서 가끔 웃음거리를 만들기도 한다.

예를 들어보면, 콜라 한잔에 백만원, 화장실 1회 사용료가 오십만원, 손님 식사 접대한번 하니 1억 5천만원, 한달 집세(월세)를 10억 이상씩 내고 살고 있다.

그런데, 오늘 터키의 재무장관이 신문에 발표한 내용중 눈에 띄는 대목이 있는데,
이러한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터키화폐에 개혁을 단행 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즉, 끝자리 영 6개를 땐다는 것으로 무려 백만대 1의 화폐 개혁을 하겠다는 것인데, 지금 기술적인 사항을 검토 하면서 내년인 2004년 말에 실시할 계획 이란다.

생각해 보면, 20여년 전만해도 터키쉬리라는 미국달러와 거의 1대1의 환율을 유지했었는데, 불과 20여년만에 무려 1백5십만배나 평가 절하가 된 것이니 그동안의 경제 상황, 특히 인플레이션 이 어떠 했는지 상상이 될 것이다.

금년들어 터키의 인플레이션이 진정(?)되어 가는 것으로 통계가 나오고 있다.
년간 평균 100% 정도의 인플레이션과 디벨류에이션을 거쳐오던 터키가 작년부터 디벨류에이션과 인플레이션을 잡아가는 모습을 보이더니 금년까지 꾸준히 그 경제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실로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로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터키의 국내정치는 물론, 이라크 파병등과 관련한 미국과의 관계, IMF를 위시한 국제기구들의 경제 자금지원 등의 변수들이 많이 작용을 하고 있긴 하지만,
지금까지의 진행사항은 현 AK PARTY 정부가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기대 이상의 안정을 유지해 가고 있는 것 만은 사실인 것 같다.

부디 현 정부가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터키의 EU 가입과,
터키군의 이라크 파병등을 비롯한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
남북 사이프러스 간의 평화적이고 안정적인 통합등의 현안들이 차분히 진행 됨으로 인해 터키 경제에도 좋은 영향을 주고, 역대 어느 정권도 추진하지 못했던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 와 같은 터키 화폐개혁이 성공적으로 추진될수 있길 기대해 본다.

그렇게 되면 그동안 터키에서나마 느껴봤던 펑펑 돈쓰는 재미는 더이상 느낄수 없어서 허전해 지지 않을까 미리부터 염려(?)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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