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6.15아닌 통일의 6.15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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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6.15아닌 통일의 6.15로”
  • 시민의신문 6.15공동취재단
  • 승인 2006.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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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 정상회담 6돌 남북 평화축전 현장

   
▲ 14일 저녁 6.15민족통일대축전 개막식이 열리는 광주월드컵 경기장에서 남북해외측 대표들이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하고 있다. (사진=양계탁기자)
“민족자주 정신이 도도히 흐르는 여기 광주에서 역사적인 6.15공동선언 발표 6돌을 뜻 깊게 맞이하고 있다.”

15일 오전 6.15공동선언 6돌을 기념한 민족통일대회가 ‘자주의 성지’ 광주 문화예술회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남북해외 대표단이 등장하자 예술회관을 가득 메운 1700여명의 시민들은 통일기를 흔들며 ‘조국통일’을 연호했다. 단상 좌우에는 ‘이제는 6.15시대, 공동번영의 남북관계를 열어나가자’, ‘력사적인 6.15북남선언을 철저히 리행하자’ 등의 플래카드가 걸려있었다

백낙청 남측 상임대표는 “지난 6년간 남북관계가 크게 진전됐지만 아직도 민족의 통일을 바라지 않는 외세의 끈질긴 압력이 지속되고 있고 우리들 자신의 마음속에도 6.15시대 이전의 낡은 사고와 습성이 제대로 청산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이로 인해 통일운동이 시대가 요구하는 것만큼 일상화되고 대중화되지 못했다고 지적한 그는 “대중과 시민사회가 통일운동의 대상이 아니라 진정한 주체가 될 때 어떠한 외세도 우리운명을 좌우하지 못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민간교류의 발전을 통해 6.15정신의 대중화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백낙청 대표는 ‘우리식통일’의 경로를 교류협력 강화를 통한 점진적, 단계적 방식으로 규정했다. 그는 “나라안팎에 조성된 정세에 밀려 ‘우리민족끼리’의 교류협력을 포기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외세의 방해가 의도하는 바”라고 꼬집었다. 백낙청 대표는 6.15정신으로 결실을 맺은 9.19공동성명의 의의를 강조하면서 남북이 평화체제구축을 위한 진지한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안경호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위원장은 “장구한 통일노정에서 지금 우리가 어디까지 왔는지 냉엄하게 돌이켜 봐야할 때”라고 밝혔다. 안경호 위원장은 오늘의 남북관계를 “매우 불완전한 초보적인 상태의 공존관계”라고 분석했다. 여전히 정전상태로 전쟁의 위협에 노출돼있는 상황을 언급한 것이다. 안 위원장은 “대결의 낡은 관념, 관행이 공존관계의 통일관계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존의 테두리 안에 머물러선 안된다”며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니라 진실로 통일을 지향하는 관계로 넘어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우리민족끼리’는 종이위에만 있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안 위원장은 통일을 성취하기 위한 실질적 전진을 촉구하면서 “좌이건 우이건, 진보이건 보수이건 ‘우리민족끼리’의 기치를 높이 들고 조국통일의 한길로 나서자”고 외쳤다.

문동환 해외측위원회 공동위원장은 6.15축전이 ‘일제에 항거해 민족자주를 외쳤던 도시’, 광주에서 열리고 있다는 사실에 의미를 부여했다. 문 위원장은 “광주는 폭력을 배격하고 자주를 숭상하는 도시, 네가 삶으로 나도 산다는 상생의 문화를 피운 도시”라고 말했다. 그는 6.15공동선언도 “우리 민족이 쓰라린 경험을 통해 깨달은 ‘네가 살아야 나도 산다’는 상생의 진리를 만방에 선포한 역사적 사건”이라고 정의했다.

문 위원장은 “강자가 약자를 짓밟고 폭력으로 찍소리 못하게 한 것은 평화가 아니”라며 “그런 평화는 피비린내 나는 악순환이 계속될 뿐 이었다”고 꼬집었다. 문 위원장은 “우리는 더불어 도우면서 살아야 참된 평화를 얻는다는 것을 쓰라린 삶의 경험을 통해 깨달았다”며 “인내력을 갖고 전진할 때 마침내 그 날은 오고야 말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각 계층을 대표한 남북해외 연설도 이어졌다. 이명한 6.15남측위 광주전남본부 상임대표는 “6.15선언 발표 6돌의 뜻 깊은 해, 광주민중의 뜨거운 민족애와 통일함성은 각 부문간, 지역간 연대와 단합을 더욱 확대시켜나가는 통일의 새로운 교두보로 시대적 역할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덕기 6.15북측위 부위원장은 그간 선언에 그쳤던 남북간 합의들의 한계를 지적했다. 정 부위원장은 “우리가 조국통일의 실천을 확약한 원칙과 합의들을 얼마나 세상에 내뜨리고 민족공동의 통일행사도 많이 했었느냐”며 “그러나 그것은 문서로만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6.15공동선언마저 선언으로만 남아있게 해서는 안 된다”며 “통일에 대한 가장 큰 희망과 신심을 안겨준 6.15를 추억의 6.15가 아닌 통일6.15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진민 6.15해외측위원회 부위원장은 “6.15민족공동위원회를 더욱 확대강화하고 기능과 역할을 높여나감으로써 민족의 애국적 통일열의를 하나로 모아 나가자”고 말했다.
남북해외대표단은 해내외 동포에 보내는 공동호소문을 발표하고 “조국통일은 우리겨레의 것”이라고 함께 외쳤다. 이날 행사에는 민주노동당의 권영길 원내대표와 천영세, 강기갑 의원 등도 참석했다. 천영세 의원은 “이번 연설내용과 결의문을 보면 남북 모두 정세와 상황인식이 구체적이고 절박하다”며 “이 점이 예전보다 진전된 졈이라고 꼽았다.

호주에서 온 6.15공동선언실천 대양주위원회 강진호 사무국장은 “해외에서도 통일을 희망하고 지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출범한 대양주위원회에서는 이번 6.15축전에 14명이 참가했다. 남북해외 대표들은 민족대단결의 폭과 깊이를 더욱 확대해갈 것을 약속하면서 6.15민족통일대회 행사를 마치고 남북공동미술전시회 장소로 이동했다.

한편 남북 당국대표단이 민족통일대회 행사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한반도의 영세중립화를 주장하는 한 시민이 유인물을 배포해 지원단과 잠시 실랑이를 벌였다. 이종석 통일부장관은 행사장에 들어서기 전 대기실에서 안경호 북측 민간대표단장에게 열차시험운행 무산과 관련한 입장을 정부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종석 장관은 조평통에서 오늘 한나라당의 사과요구에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 “열차시험운행이 무산된 것 때문에 우리가 남측에서 인심을 많이 잃었다. 힘든 상황이다. 북측이 가만있는 게 도와주는 거다. 중립을 지켜 달라. 남측 사정을 잘 알지 않나. 한나라당이나 정부나 다 북의 발전을 원한다. 그래야 미래로 가지 않겠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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