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세계한인회장 초청 다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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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세계한인회장 초청 다과회
  • 박찬호
  • 승인 2006.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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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를 가지고 동포들이 분열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통합을 강조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7일 한국의 국력이 신장되고, 세계의 질서가 자유와 평등이 확대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전제하고, “다만 우리로써 가장 위험한 것은 우리 내부의 분열”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세계한인회장 초청 다과회에서 “한국은 망해본 경험이 있고, 분단의 경험이 있으며, 지금도 해소하지 못한 상태”라면서, “(한국이) 미래 번영의 길로 가는 것은 문제가 없을 것이지만, 통합의 길로 갈 수 있을까 그것은 숙제”라며 통합을 강조했다.

특히, 노 대통령은 “남북관계를 가지고 동포들이 분열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면서 최근 일본 교포사회에서 각각 남한과 북한을 대표하는 재일민단과 조총련이 화해한 것을 의미 있게 평가하고, 이날 참석한 세계한인회장단에게 “동포사회에서 분열을 극복하는 바람을 일으켜 달라”고 주문했다.

노 대통령은 또 “남북관계와 주변 4강과의 관계를 잘 관리하는 것이 향후 한반도 미래를 위한 핵심적인 요소”라며 안보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남북간 우발적 사고나 북한의 체제붕괴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내고, “한쪽이 자기 몸을 추스르지 못하고 무너지면 감당하기 어려운 비용을 지불하게 될 것”이라는 말했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4강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어느 한쪽을 편들어서는 안된다”며 등거리 외교를 강조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한반도가 충돌의 지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세계한인회장 초청 다과회에는 53개국 한인회장단 250여명이 참석했다.

■ 노 대통령 인사말
여러분 대단히 반갑습니다.
제가 해외 나가면 두 가지 때문에 놀랍니다. 하나는 제가 국내에서 보고 느끼는 것보다 훨씬 우리 국력이 커져 있다는 것에 놀랍니다. 많은 나라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갈 때마다 조금씩 놀랍니다.

두 번째는 해외 동포들에 대한 그 사회의 신뢰가 아주 높다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한번 놀랍니다. 우리나라는 해외 동포가 많은 나라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부끄럽고 골치 아픈 일도 많이 있을 법한데 적어도 제가 다닌 여러 나라에서는 다 교포들이 그 사회에서 존경받고 있습니다. 제가 만난 정상들과 국가 지도자들이 다 그렇게 평가합니다. 여러 사례를 제가 말할 수 있지만 시간이 허락지 않을 거 같아 또 여러분들도 대개 아시는 일이라서 결론만 말씀 드립니다.


참 자랑스럽습니다. 어쩐지 제가 여러분들 때문에 해외 나가서 대접 받는다는 인식도 갖고 있습니다. 한국에 오셔서 여러분들이 함께 모여서 여러 논의를 하시고 모국과 여러분들이 다르지 않다는, 하나라는 것을 확인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여러분이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갖고 다음 세대를 준비한다는 의미가 더 크다고 봅니다.

■ 마무리발언 요지

우리나라는 한때 나라를 잃었고, 분단이라는 큰 고통의 역사를 겪고 있다. 앞으로 우리의 미래가 번영으로 가는 것에는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통합을 이루는 것이 큰 숙제다. 우리는 과거의 불행한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특히 구한말, 나라를 잃은 역사로부터 뼈아픈 교훈을 얻어야 한다. 당시 국력이 약한 상황에서 과연 어떤 국가전략이 올바른 것이었는지 의문스럽다.

지금의 국력과 100년 전의 국력을 비교해 보면, 지금은 당당한 세계 10위권이다. 경제·국방·문화·지적 수준 등이 상당하게 와 있다. 대통령으로서 정말 든든하고 자랑스럽다. 우리 역사 중에서는 고조선, 통일신라, 고려 초기, 조선 세종시대가 강성했다. 하지만 실질 국력은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도 융성하고 강하며 역동적이다. 그런 면에서 자신이 있고 희망이 있다.

세계사적으로 볼 때, 자유와 권리가 확대되고 평등과 분배가 증진되는 진보의 과정을 가고 있다. 그것은 뒤로 돌릴 수 없다. 앞으로 전쟁은 있을 수 있으나 과거와 같은 식민지, 제국주의시대로 되돌아가지는 못할 것이다. 한국의 국력과 역사, 그리고 진보로 나아가는 세계 조류를 감안할 때 뒷걸음치지는 않을 것이다. 가끔 중국이나 일본의 일부 사람들이 패권주의와 국수주의 경향을 보이고 있으나 과거의 역사가 되풀이되지는 않을 것이다.

가장 위험한 것은 우리의 내부적인 분열이다. 특히 남북관계를 잘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남북관계를 잘 관리하면서 그 위에 대외적인 문제에 대해 지혜롭게 대처해야 한다. 주변국과 자주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서로 적대하지 말고 우호적 관계를 잘 유지해야 한다. 우리에게는 그럴 만한 역량이 있다. 앞으로 어떤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이러한 방향은 변함없을 것이다.

여러분이 할 일이 있다. 민족의 분열을 극복하고 통합을 이루는 바람을 불어넣어 달라. 그리고 해외에서도 동포들 간의 갈등을 극복해주기 바란다. 국내에서도 내가 정치하는 동안 분열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최근 일본의 동포사회가 분열을 극복하고 손을 잡았다. 이는 역사적인 일이며 남북관계 발전에 큰 디딤돌을 놓아준 것이다. 아무쪼록 여러분은 번영하는 조국에 믿음을 가지고 세계를 향해 계속 뻗어 나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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