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대학원생 '입학취소' 파문] 도덕 불감증 '화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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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대학원생 '입학취소' 파문] 도덕 불감증 '화 불렀다'
  • 미주중앙일보
  • 승인 2006.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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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 위해선 조작도 불사...한국 신뢰도 또 추락

•대학원 에세이.추천서 대필, 경력 뻥튀기 등 유학생들 입학취소 파문  

미국 유학을 원하는 학생들의 수가 급격히 증가함과 동시에 유학생 간 입학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면서 합격을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감행하는 안전불감증이 '입학 취소'라는 사태를 불렀다.

실제로 한인 학생들의 대학원 입학 지원 서류 조작은 하루이틀 된 일이 아니다.

미 대학원 입학을 위해 필요한 서류 중 하나인 자기소개서 같은 경우 이전 합격생의 것을 베끼거나 유학원에 맡기는 경우가 다반사다.

미 대학원 입학 예정인 임모(27)군은 "몇몇 유학원에는 이미 자기소개서 형식이 몇가지로 나누어져 있다"며 "또 이전 합격생들의 자기소개서를 구해 짜깁기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또 다른 지원 서류인 추천서 역시 지원자 자신이 쓰는 경우가 많다.

추천서는 학생을 위해 교수가 직접 써주고 사인을 해야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학생이 직접 추천서를 작성하고 교수들은 사인만 해주는 것이다.

지난 2003년 미국으로 유학온 박모(27)씨는 "추천서를 직접 써달라고 부탁하면 대부분 알아서 직접 써오라고 했다"며 "추천서를 학생이 작성하고 사인만 교수에게 받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다"고 말했다.

이력서 역시 예외가 아니다. 특히 경력사항이 합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MBA 같은 경우 경력 부풀리기가 허다하다.

MBA 진학을 준비중인 김모(34)씨는 "MBA 인기가 여전히 많고 입학이 쉽지 않다보니 이런 일이 발생한 것 같다"며 "아무런 죄책감없이 몇 개월 경력을 늘린다"고 전했다.

GRE 점수도 유학생 커뮤니티 사이트의 GRE 게시판을 통해 미리 출제된 문제들을 외워 시험을 보는 이른바 '후기 학습법'으로 고득점이 가능하다. 특히 '후기학습법'이 비교적 잘 통하는 컴퓨터 방식(CBT)의 GRE를 보기 위해 일본 원정을 가는 경우도 많다.

미네소타 대학교의 허지수 교수는 "미국 교수들 대부분이 한인 지원자들의 입학 서류는 항상 색안경을 끼고 보는게 현실이다"며 "몇 년전엔 3명의 학생이 제출한 자기소개서의 형식이 모두 같아 합격자 대상에서 제외시킨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태로 대외적으로 한국이란 국가 자체의 신뢰도가 또 한번 떨어질 뿐만 아니라 향후 미 대학원에 지원할 다른 정직한 지원자들도 피해를 입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허 교수는 "한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서류에 대한 사실 확인이 보다 강화될 것이다"며 "나라 망신이나 다름없다"고 전했다.

익명의 한 한인 교수는 "황우석 교수 파동으로 한국에 대한 신뢰도에 먹칠을 했는데 유학생 가짜 서류 문제가 주류 언론에 불거진다면 한국은 온통 거짓을 행하는 나라라는 오명을 쓸까 두렵다"고 걱정했다.

 

박상우 기자


 
신문발행일 :2006. 03. 22  
수정시간 :2006. 3. 21  22: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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