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에게 듣는다] '학군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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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에게 듣는다] '학군이 뭐길래'
  • 미주중앙일보
  • 승인 2006.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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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I따라 집값도 천양지차 학생에게 '득될까' '독될까'

   
▲ 유수연 원장(왼쪽), 김순진 카운슬러(오른쪽)
한인타운 서쪽 3가길에는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똑같은 조건의 아파트 렌트비가 500달러 이상의 차이를 보이는 상황이 비일비재한다. 콘도나 하우스 값도 길 어느 쪽에 위치하고 있느냐에 따라 십만달러 이상달라진다.

이유는 단 하나. 3가 초등학교 때문이다. 한인타운내에서 ‘좋은 초등학교’로 꼽히는 3가 초등학교에 자녀를 보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말도 안되는 가격차이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3가 학군’ 주소에 입주하고 있는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여름방학때면 해당 학군에서 졸업한 가정과, 입학시켜려는 가정 들로 인해 소위 좋은 학군으로 알려진 지역에서는 부동산 매매가 그 어느때보다 활발하고, 인근 학교 API(학력평가지수)에 따라 집값이 하늘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것도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좋은 학교, 좋은 학군이 자녀교육에 미치는 영향이 이러한 상황을 모두 이해시킬 정도로 지대한 것일까. 두 명의 교육자가 밝히는 ‘학군과 자녀교육의 상관관계’를 정리한다.

학생수준 높아 동기 부여도 상승작용
커리큘럼 수준 높고 대학 입시도 유리
유수연 원장 [게이트웨이 아카데미 세리토스 제원]

"가능하다면 좋은 학군을 찾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좋은 학군 좋은 학교일수록 학생들에게 질높은 교육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대학입학사정관들이 지원 학생들의 출신 고등학교를 관심있게 보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 입니다.

가장 일반적으로 학교의 수준을 평가하는 API(학력평가지수)뿐 아니라 출신 고등학교 학생들의 AP시험 통과비율 등을 통해 어느 고등학교에서 얼마나 높은 수준을 교육을 받은 학생인가를 평가하는 것입니다. 즉 대학에 들어와서 공부할 충분한 준비가 되어있는가 하는 것을 보는 것이지요.

초등학교나 중학교도 이왕이면 전체적인 수준이 높은 학교를 찾아야 하는 이유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학교는 전체학생들의 수준에 따라 학년별 커리큘럼을 결정하고 적용합니다. 학력평가시험에서 평균 중간성적을 보인 학교들은 커리큘럼을 그 수준으로 정합니다.

너무 어렵게 만들고 지도하면 학생들이 따라오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전체 수준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적이 높고 우수한 학생들로서는 학부모나 교사의 특별한 지도가 따르지 않는 한 학교공부에 흥미를 잃게 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고등학교는 대학진학을 준비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더욱 학교 선택에 신중해야 합니다.

졸업생들의 4년제 진학 비율이 낮은 고등학교에서는 몇 안되는 '우수'학생들을 위해 AP과목이나 칼리지 페어 칼리지 카운슬링 등에 특별히 예산을 집행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합니다.

오히려 진도가 늦은 학생들을 무사히 졸업시키기 위해 방과후 보충수업 등에 더 주력할 수 밖에 없지요.

반면에 학습수준이 높은 학교일수록 높은 수준의 커리큘럼을 원하는 학부모회의 요구와 AP클래스에 대한 학생들의 넘치는 수요 때문에 펀드레이징을 통해서라도 점점 더 많은 AP클래스를 개설하고 칼리지 카운슬링의 역할을 확대하는 예산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러한 고등학교에는 우수한 학생들을 영입하려는 대학들이 줄을 이어 홍보 프로그램을 마련하기 때문에 재학생들에게 대학진학에 대한 목표의식을 갖게 하기도 합니다.

한창 자라는 아이들에게 충분한 동기를 제공하고 도전의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좋은 학교 학군에서 제공되는 교육환경이 매우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학부모 참여없는 명문교 있을 수 없어
좋은 학군 찾다 학생 자신감 잃을 수도
김순진 카운슬러 <밴나이스 고교>

“좋은 학교와 좋은 학군은 그의 구성원, 곧 학생과 교사, 학부모들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물론 모든 여건이 가능해서 좋은 학교를 찾아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학교수준이 낮다고 교사나 학교에 불만을 표시하기 보다는 학부모와 학생 스스로 노력한다면 오히려 좋은 학교에 있는 것보다 대학진학시 더 유리할 수 있으며 학생 스스로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이치일 수도 있겠지만 학교의 수준은 학생과 학부모가 얼마나 열심히 학교활동에 참여하느냐에 따라 결정되어지는 것이다. 우수 학교들일 수록 학부모회의 활동이 활발한 것인지 아니며 학부모회 활동이 활발하기 때문에 학교가 우수해지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API지수가 낮은 학교일 수록 학부모들의 학교에 대한 관심이 매우 저조한 것은 사실이다.

API지수가 낮은 고교에서 AP클래스가 적은 것은 그만큼 AP과목을 수강하겠다는 학생수가 적기 때문이다. 학부모와 학생들이 한 목소리로 AP과목 개설을 요구하고, 칼리지 카운슬러의 역할을 요구한다면 학교는 그에 부응할 수 밖에 없다.

만일 자신이 소속된 고교수준이 낮다면 학교에만 자신의 미래를 맡기는 것은 곤란하다. 먼저 자신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은 교사(혹은 카운슬러)를 찾을 것을 권한다. 과학, 영어, 역사 등 현재 선택하고 있는 과목에 도움이 되는 학습지를 추천해달라거나, 스타디그룹의 지도교사가 될 것을 부탁해도 좋다.

일반적으로 학습수준이 낮은 고교의 교사들의 학생들의 나태한 학습태도에 매우 지쳐있다. 때문에 자신에게 자극을 주는 학생을 만나는 것을 매우 반가워하고 기꺼이 도움을 줄 것이다. 이러한 관계를 유지한 교사에게 대학진학시 추천서를 요구한다면 이 학생이 고교 4년간 주어진 환경에 절망하지 않고 얼마나 스스로 노력했는지를 충분히 대학에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때론 자녀의 능력은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좋은 학군만 찾아다니다가는 오히려 주변에 너무 많은 우수한 학생들에 밀려 자신감을 잃게 할 수도 있다. 어느 위치에서든지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을 극복하고, 승자로 남는 학생에게 대학은 충분히 좋은 점수를 줄 것이다.”


 
신문발행일 :2006. 03. 27  
수정시간 :2006. 3. 26  20: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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