駐러대사관, 작년 12월 외교부등에 오일게이트건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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駐러대사관, 작년 12월 외교부등에 오일게이트건 보고
  • 연합뉴스
  • 승인 2005.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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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연합뉴스) 김병호 특파원 = 러시아 주재 한국대사관(대사 김재섭)이 올 3월 국내에서 '오일 게이트' 사건이 불거지기 이전인 지난해부터 해당 사건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사관 관계자는 4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의 주러 대사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재일동포 기업인의 요청으로 이 기업인과 알파에코사간 면담을 주선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현지 신문에서 철도공사가 추진한 알파에코와의 계약이 해지됐다는 내용을 접하고 외교부 본부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까지 보고했다고 밝혔다.

   대사관측은 "지난해 6월초 재일동포 기업인이 SK와 합작으로 알파에코의 유전 인수를 위한 지분 매입에 나서기 위해 정태익 당시 대사에게 알파에코 관계자와의 면담을 요청했다"면서 "내가 직접 그 기업인과 함께 가서 알파에코 부회장을 만났으며 당시 면담 내용을 외교부 본부에 보고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사할린 유전 지역이 철도공사가 인수를 추진해 문제가 된 사할린 6광구였지만 당시로선 철도공사측이 사업을 추진중이었는지 여부는 전혀 몰랐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20일자 러시아 경제신문에 철도공사의 사할린 유전 인수 계약이 종료됐다는 내용을 처음 접했다"면서 "석유공사 본부는 철도공사가 유전 인수에 나섰다는데 의문을 갖고 철도공사측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사관 정무공사(전 경제공사)는 "당시 계약이 해지됐다는 해당 기사를 코빅타 가스전, 동시베리아 송유관 사업 등과 묶어 본부와 NSC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결국 대사관측은 올 3월에야 국내에서 진상이 드러난 오일게이트에 대해 그동안 전혀 모른다고 주장해왔지만 이미 지난해부터 알파에코사의 존재를 비롯해 철도공사가 사건에 개입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을 스스로 시인한 것이다.

   특히 러시아 언론 보도가 나온 12월 20일은 김재섭 대사가 러시아에 부임한지 닷새가 지난 때로 김 대사가 보고를 받고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데 대해 지적도 제기됐다.

   이날 오일게이트 사건을 추궁한 홍준표 의원(한나라당)은 "김 대사는 기사 보고를 받고 이게 무슨 영문인지 물어봤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대사관이 계약 체결도 아닌 계약 파기 내용을 외교부 본부뿐만 아니라 NSC에까지 보고했다면 이미 심각한 사안임을 알고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사는 이에 대해 "국내에서 이미 사건 보도가 나온 상황에서 러시아 언론이 처음으로 보도했다는 정도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건이 국내 언론에 불거진 것은 그 뒤의 일이었다.

   jerom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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