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독립운동가 후손을 비롯 초기 이민자, 강제이주자, 재외동포 권익신장에 기여한 공적이 큰 유공동포 등 22명이 재외동포재단(이사장 이광규) 초청으로 방한했다.
이들은 11일부터 일주일 동안 아산 외암리 민속마을, 경주 등을 방문해 전통문화와 역사를 관광하고 인천 사할린 동포복지관, 파주통일동산 등을 방문한다.
방한 동포는 러시아 6명, 우즈베키스탄 4명, 카자흐스탄 2명, 키르기스스탄 1명, 우크라이나 1명, 멕시코 5명, 쿠바 3명 등이다.
다음은 이번에 방한한 주요 동포의 면면.
▲홍유리 안드레이비치 - 60세. 러시아 톰스크시 거주.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시베리아 지부 부원장인 홍 박사는 38년 이상 쌓은 탁월한 업적으로 독토르 학위심사 특별이사회 회원이다. 90여 권 이상의 방대한 학술저서를 발간해 1998년 러시아 정부로부터 최고 훈장인 과학공훈자 명예작위를 받았다.
과학아카데미 재료학과 강도물리학 대학연구소 책임자인 그는 젊은 과학자 양성에 정열을 쏟고 있으며 톰스크 고려인협회를 설립해 고려인들의 권익신장에 힘쓰고 있다.
광부인 아버지와 러시아인 어머니 사이의 2남6녀 중 장남인 그는 톰스크 국립대 실험물리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그는 1984년 박사학위를 받은 이후 한 분야에 정진하는 학자에게 주는 독트르 학위를 받았다.
▲최선옥(여)- 72세. 러시아 모스크바 거주. 독립유공자 왕산 허위 선생의 손자 며느리. 허위(1854.4.1∼1908.9.27) 선생은 일본의 침략에 맞서 경북 김천에서 의병부대를 창설, 항일무장투쟁을 벌이다 일경에 붙잡혀 순국한 의병장이다. 현재 구소련 지역에 왕산 선생의 후손(손자와 손녀) 9명이 거주하고 있다.
최씨는 "할아버지가 순국한 후 부모들은 일제를 피해 만주 서간도에서 북간도를 헤매다 1922년 러시아 연해주에 정착했다"며 "1937년 강제이주돼 비극적인 생활을 했다"고 말했다.
독립투사의 후손임을 늘 자랑스럽게 여기고 살아왔다는 최씨는 남편(허진)은 할아버지 고향을 찾는 애절한 시집을 남기면서까지 고향을 그리워하다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발레리 비탈리예비취 김- 51세. 카자흐스탄 카라간다 거주. 독립운동가 김경천의 후손. 김경천(1888.6.5∼1942.1.2) 장군은 만주 안동현에서 대한독립청년단에 가입했고, 서간도 신흥무관학교의 교관을 하면서 청천 지석규 장군 등과 함께 만주지역 항일독립운동의 주역으로 활동했다.
김 장군의 외손인 김씨는 카자흐스탄 카라간다에 강제이주된 고려인이다.
▲에스테반 곤살레스 한- 83세. 멕시코에서 쿠바로 이주한 초기 이민자. 쿠바 하바나에서 봉재공장 관리인으로 일했다. 그는 쿠바에 이주 당시 한인들은 새로운 소식을 듣거나 다른 사람과 연락을 위해 한 달에 한번씩 한자리에 모였다고 회고하면서 당시 쿠바 거주 일본인들은 한국에서 편지 등 연락을 받지 못하도록 주소와 이름, 길 번호 등을 바꿨다고 말했다.
굶주림과 빈곤, 질병에 시달려 쿠바 이주를 '악마의 문으로 들어온 것 같다'고 표현한 그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가족마다 매달 2센타보씩 모아 고국으로 보냈다고 회고했다. 1페소는 100센터보이며 약 33~35원 정도. 초창기 쿠바 한인회의 회원 대부분이 한씨였다고 말한 그는 한국인임을 입증할 수 있는 증표를 가지는 것이 꿈이다.
▲아마도 코로나 디아스- 56세. 멕시코 메리다 거주. 메리다 한인후손회 부회장. 그는 1905년 에네켄(선인장) 노동자로 멕시코에 첫발을 디딘 초기 이민자 후손이다. 그의 부친 아마도는 유카탄인과 결혼해 3남1녀를 낳았고 배관공이다. 어머니는 김치, 밥, 국수, 부침개, 장조림 등 한국음식을 할머니로부터 전수받아 전통을 이었고, 그의 아내도 한국음식을 잘한다.
뒤늦게 한인회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그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고난사인 멕시코 한인 이민사를 정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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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08/10 14: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