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고사리 손의 정성이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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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고사리 손의 정성이 큰 힘이 됩니다"
  • 연합뉴스
  • 승인 2005.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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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할린 우리말방송국장 도곡초교 찾아 감사인사

▲ 김춘자 국장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11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도곡리 도곡초등학교(교장 김창순) 교정에서는 연해주 고려인을 돕기 위한 장터가 열렸다.

이 학교 어머니회(회장 김미경)는 고려인들이 직접 채취한 차가누가버섯과 천연 벌꿀, 자연산 고사리와 고비 등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그 수익금 전액을 연해주 고려인 돕기에 기탁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러시아 사할린 우리말 방송국 돕기 성금 2차 전달식도 열렸다. 이 학교는 지난 5월27일 성금 263만8천660원을 전달한 데 이어 이번에도 322만원의 정성을 보탰다.

전달식에는 때마침 여성부가 주최하는 '세계 한민족 여성네트워크' 참가차 방한했던 우리말 방송국 김춘자(54) 국장이 직접 학교를 방문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김 국장은 "고사리 손들의 정성이 '동토의 땅' 사할린에서 힘들게 우리말과 문화, 역사를 지켜가고 있는 사할린 우리말 방송국 운영에 큰 힘이 되고 있다"며 "여러분의 성금으로 카메라 등 방송 기자재를 구입해 도곡초교 어린이들의 이름을 빛내고 더욱 열심히 방송활동을 하겠다"고 거듭 감사함을 표했다.

이 학교 전교회장인 김성영(6학년)군과 부회장 이정민(5학년)양으로부터 성금을 전달받은 김 국장은 "어린이들이 성금을 모아 준 것을 알고 너무 감동했다"며 사할린의 날씨, 방송국 소개, 사할린 한인들의 역사 등에 대해 20여 분간 교내 방송을 통해 들려줬다.

특히 이날 김 국장과 함께 같은 행사에 참가했다가 성금 전달식에 동행한 사할린주 유주노사할린스크시 제9동양어문학교 정옥녀(59) 교장은 도곡초교 김창순 교장과 편지 주고받기 등 교류.협력을 실시하기로 구두 합의해 의미를 더했다.

사할린에서 유일하게 우리말을 교육하고 있는 동양어문학교와 도곡초교는 향후 자매결연을 통해 발전적인 관계를 도모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정 교장은 "어린이들이 참으로 밝고 남을 도울 줄 아는 봉사정신을 가진 것이 너무 보기 좋다"며 "도곡초교와 교류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연해주 고려인 돕기 장터 개장과 사할린 우리말 방송국 살리기 등 이 학교의 깊은 관심과 애정은 정년을 한해 정도 남겨 둔 김창순 교장의 열정에서 비롯됐다.

김 교장은 고려인돕기운동을 펼치는 김재영(35)씨의 자전적 수기 '내 눈물에 당신이 흐릅니다'를 읽고나서부터 연해주 고려인과 인연을 맺었고, 우리말 방송국 돕기도 우연히 이 방송국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연합뉴스 보도를 접하면서 나서게 됐다.

오래 전부터 어린이 교육에서 독서의 중요성과 함께 우리 역사와 문화 그리고 세계관에 대해 중점 교육을 해 온 그는 "어려운 재외동포들도 같은 한민족이라는 것을 어린이에게 심어주면서 우리 역사와 민족에 대한 깨우침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 돗토리(鳥取)현의 한 초등학교와 자매결연을 하면서 교류활동을 하고 있는 도곡초등학교는 앞으로 사할린뿐만 아니라 중국 조선족 등 재외동포들을 통 해 학생들에게 국제적인 마인드와 미래 지향적인 사고를 키워나간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http://blog.yonhapnews.co.kr/ghwang10/
   ghwang@yna.co.kr
  (끝)

   등록일 : 07/1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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