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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원제기자
  • 승인 2005.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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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중문신문 김 학 철 편집장

조선족과 한족 노동자를 합쳐 한국에 사는 중국인 수는 통상 40만 명 정도로 헤아리는 것이 일반적인 통계다. 그런데 이들은 중국 소식에 대한 갈증과 모국어의 그리움을 어떻게 해소할까. 또 한국 정착에 대한 정보나 함께 사는 동포들의 소식은 어떻게 접할까.

 

중국인 노동자들은 가리봉동의 식당가에서, 또는 안산의 식료품점에서 매주 목요일마다 ‘중문신문(中文新聞)’을 펼쳐든다.

2001년 창간 중국어 발행

   
▲ 중문신문 김학철 편집장
처음엔 그저 그런 신문쯤으로 여겼던 이들이 이제는 배달이 조금 늦어지면 성화에 못이긴 식당주인이 신문사로 전화를 걸어올 정도다.
파룬궁 수련자들이 만드는 ‘대기원보(大紀元報)’는 나름의 독특한 색깔 때문에, 객관적인 입장을 표방했던 ‘화광보(華光報)’는 지난 3월 휴간했기 때문에 중문신문의 인기는 사실상 독점적이다.
중국 연변이 고향인 이 신문의 김학철(34)편집장은 할아버지 고향이 충북 진천인 조선족 3세. 서울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기 위해 한국에 온 그가 신문사 편집장을 맡게 된 것은 오만철 메트로산업개발 회장을 만나면서부터다.
부동산 사업으로 중국 진출 방안을 모색하던 오씨는 김 편집장에게 사업 파트너 역할을 제안했고, 여기에 김 편집장이 ‘언론 출판 사업으로 기업 이미지를 먼저 높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조언한 것이 계기였다.
김 편집장은 이미 연변의 지역신문 ‘연길만보(延吉晩報)’에서 7년 동안 일한 경력을 갖고 있었다.
그렇게 해서 내놓은 것이 지난 2001년 2월 창간한 16면 타블로이드판 신문. 하지만 신문 사업은 생각만큼 녹록치가 않았다. 그는 “자본금 2억원을 들여 1만부를 발행했고 무가지로 길에서 나눠줬지만 사람들이 제대로 가져가지도 않았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중문신문이 꾸준히 발행되면서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지면에는 중국 소식과 한국 소식, 또 두 나라의 교류 현황부터 경제, 문화 스포츠, 화교 소식까지 꼼꼼히 담아냈다.
중국의 가장 큰 명절인 춘절(春節)을 맞은 지난 2월 초에는 32면 특대호를 만들어 고향에 가지 못하는 동포들의 쓸쓸한 마음을 달래주기도 했다. 이 특대호는 동포들 사이에서 날개돋친 듯 팔려나갔다.

수원대 중문과 부교재 채택
그는 “산업재해를 입은 동포가 있는데 성금을 모아달라거나 체불 임금이 얼마인데 받을 방법이 없겠느냐는 것이 제보의 대부분”이라며 “그럴 때는 외국인 노동자 관련 단체와 연결해주곤 하는데 마음으로는 안타깝기도 하다”고 말했다.
신문이 이렇게 신망을 얻어가자 중국의 ‘신민만보(新民晩報)’와 기사 교류도 가능해졌다. 또 수원대 중문과는 이 신문을 부교재로 채택해 매주 2회씩 신문을 강독하고 있다.

김원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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