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구제사업은 국익을 위해서도 필요”
상태바
“동포구제사업은 국익을 위해서도 필요”
  • 김민혜 기자
  • 승인 2016.02.29 08: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70차 재외동포포럼 <재외한인구조단의 필요성과 활동목표>
▲ <재외한인구조단의 필요성과 활동목표>를 주제로 2월 26일 열린 제70차 재외동포포럼 (사진 박세정 기자)

“곤경에 빠진 동포들에게 고국을 돌려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26일 오후 4시,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열린 제70차 재외동포포럼(이사장 조남철)의 발제자인 재외한인구조단 권태일 총괄단장은 재외한인구조단의 역할을 이와 같이 설명했다. 

 ‘함께하는 사랑밭’, ‘월드쉐어’ 등의 단체를 통해 29년째 구제사업에 매진하고 있다는 권태일 단장은 “720만 재외동포 중에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로 신음하는 재외 한인이 20만에 달한다”고 강조하며 국외에서 곤경에 빠져 고생하고 있는 동포들의 문제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촉구했다. 

 재외한인구조단에 따르면 사기, 사업 실패, 현지 국가에서의 법규 위반 등의 이유로 제때에 귀국하지 못하고 불법체류자로 전락하는 경우가 일반 체류자 중 약 10%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곤경에 빠진 동포들 중에는 문제 해결을 위해 방도를 찾다가 벽에 부딪혀 포기하고 희망을 잃은 채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다. 

 ‘타국에서 방황하는 동포들에게 고국을 돌려주자’는 것을 목표로 2015년 4월 3일 창설된 재외한인구조단은 크게 세 가지 방법으로 동포들이 처한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 해당 국가의 이민청과의 벌과금 협상, 귀국 항공편 비용 마련, 귀국 후 국내 정착 지원 관련 문제의 해결이다. 

 재외한인구조단은 2015년 발족 이후, 중국에서 5명, 인도네시아에서 7명, 필리핀에서 3명 총 15명의 불법체류자를 본국으로 귀국시켰다. 귀국 후에도 재단에서 운영 중인 자립관에 거주하며 안정과 의료 치료를 받게 했고, 그중 2명은 기타 사회단체 시설에 추천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기도 했다.

▲ 발제자 재외한인구조단 권태일 단장

 “거리에 나앉은 한인들이 많아지면 국가 이미지에도 타격을 입습니다.”

 권태일 단장은 “한민족으로서도 고초를 겪고 있는 동포의 딱한 사정에 관심을 가져야 하지만, ‘대한민국’의 이미지에 누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도 해외에서 낙오된 사람들을 위한 안전장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필리핀에서는 다각도로 협조가 잘 이루어져 (사)사랑밭과 필리핀 현지 단장의 협력으로 노숙자 보호기관인 ‘동포사랑쉼터’가 설립됐다. 동포가 많은 중국, 미국, 일본 등지에서도 이런 활동이 이어져야 한다고 권 단장은 강조했다.

 재외한인구조단의 활동사항 및 앞으로의 목표에 대한 이야기가 끝난 후, 발전적 결론에 이르기 위한 토론이 이어졌다. 재외동포신문 이형모 발행인은 “각국의 한인회장들을 통해 관련 업무를 체계화 시키자”고 말했다. 한인회장들을 각국의 연결 책임자로 위촉해 현지 교민 생활 실태를 파악하고 함께 해결책을 마련해나가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는 의견이다.

 조남철 이사장은 “불법체류 상태에 있는 한인의 수가 생각보다 많아 놀랐다”며 “불법체류자는 국가 이미지에도 큰 영향을 끼치는 만큼 국가 차원에서 신경 써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재원 확보의 방법 중 하나로 구체적인 정책 제안이 필요하지 않겠나 하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권태일 단장은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국가에서 신경 쓰지 못하는 부분도 많다”며 “관련 부처가 빨리 생기지 않는다면 일단 민간단체에서 손을 뻗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단, 정부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좋겠다는 부분에는 모두가 공감을 나타냈다.

▲ (왼쪽부터) 재외동포포럼 조남철 이사장, 재외한인구조단 권태일 단장, 재외동포신문 이형모 발행인, 조롱제 전 월드옥타 부회장

 조롱제 전 월드옥타 부회장은 “불법체류자 중 심각한 법적 문제를 가지고 있거나 고의로 불법체류를 하고 있는 사람의 경우는 해결하는 과정에서 국가에 손해가 될 수 있지 않은가”하는 의문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권 단장은 “고의로 불법체류 하는 사람들은 구제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고의로 불법체류 상태로 해외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은 애초에 한국으로 오려고 하지도 않는다”며 정말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돕고 있다고 답했다.

 이형모 발행인은 한국의 청년들이 활발하게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는 만큼, 낙오되는 사람들에 대한 대비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자립의지마저 잃은 상태에 빠진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기관인 재외한인구조단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각 지역의 한인 회장들을 구조단 단장으로 위촉하고, 정부기관 및 정치인들이 어려움에 처해있는 동포들의 실태에 대한 관심을 갖게끔 꾸준히 알려나가는 것이 현 상황에서의 과제라고 정리하고 실천해 나갈 것을 다짐하며 제70차 재외동포포럼을 마무리했다.

[재외동포신문 김민혜 기자]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