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일보하고 있는 비자 정책, 후속 조치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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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일보하고 있는 비자 정책, 후속 조치도 필요하다”
  • 김민혜 기자
  • 승인 2016.01.2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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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차 재외동포포럼 <한국 체류 재중동포와 비자문제>
▲ 제69차 재외동포포럼 <한국 체류 재중동포와 비자문제> (사진 박세정 기자)

“재중동포를 위한 비자 정책은 느리지만 조금씩,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포청소년 문제는 방치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25일 오후4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69차 재외동포포럼(이사장 조남철)에서 발제자인 곽재석 한중사랑학교 교장이 동포 청소년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함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국내 체류 중국동포 청소년 교육현황과 문제점’을 주제로 열렸던 제68차 재외동포포럼에 이어 보다 구체적인 논의와 실질적인 대안·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열린 이번 포럼에서는 실현 가능한 방안을 찾기 위해 참가자들이 뜻을 모았다.

 “체류 문제는 개선이 되었지만 현실상 합법적 취업은 불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대로라면 한국 사회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 발제자 곽재석 한중사랑학교 교장

 2월 1일부터 시행되는 ‘외국국적동포 업무 개선사항’에 따라 방문취업비자로 한국에 머무르는 동포의 가족들은 큰 불편을 덜게 되었다. 기존에는 단기비자를 발급받고 입국한 후 국내에서 체류자격 변경을 해야 했으나, 앞으로는 장기체류가 가능한 방문동거 복수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게 개선됐다. 특히 국내에 체류 중인 미성년 자녀가 성년이 된 경우에도 부모의 체류기간까지 국내에서 체류할 수 있도록 해 비자 발급을 위해 양국을 오가야 하는 수고를 덜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부모를 따라 한국에 입국한 학령기의 청소년, 청년들을 공교육으로 편입시킬 수 있는 시스템은 여전히 역부족인 상황이다. 예비학교의 수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고, 지역에 따라서는 예비학교나 위탁학교가 전무한 경우도 있다. 

 “대부분은 학업을 이어나가기 보다는 빨리 돈을 벌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한국어 구사 능력이 떨어지는 이들이 국내 취업이 가능한 F-4비자를 취득하기 위해 기능사 자격증을 따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보니, 서비스나 유흥업 등 불법 취업으로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어렵게 기능사 시험에 통과해 F-4비자를 발급받은 이들의 경우도 실제로 취득한 자격증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는 점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기능사 자격증 취득이 비자를 발급받기 위한 과정일 뿐 실질적인 기술자 양성으로서의 의미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곽재석 교장은 “부모와 함께 입국해 살고 있는 불법·편법 취업자들을 모두 내쫒을 수는 없는 문제”라며, 이들이 우리 사회에서 제대로 자리 잡아 건강한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할 기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곽 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기술교육 등의 실질적 훈련이 필요하다는 부분이었다.

 그는 ‘동포청소년 기술인재 발굴 및 양성사업’ 실시, 법무부 지정 ‘동포 청소년 사회통합교육 지원센터’ 운영, 동포청소년 모국정체성 함양 캠프 실시, 동포청소년 체류실태·인재 개발 및 정체성 함양 연구사업 실시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저소득 동포청소년을 대상으로 국가기술자격증 취득을 위한 교육비를 지원하고, 이미 F-4비자를 취득한 청소년에게는 실질적인 취업 관련 분야의 기술훈련을 지원한다는 것이 구체적인 내용이다.

 곽재석 교장의 발제 후 이어진 토론시간에는 참가자들의 다양한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현재 고3 학부형이라고 밝힌 재중동포는 아이들이 이름을 병음으로 적는 순간부터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이름을 한글로 쓰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또한 외국인 입시 지도가 가능한 교사가 거의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동포 청소년의 수가 늘어난 만큼 이들을 지도할 수 있는 전문가도 필요함을 강조했다. 

 길림사범대 김판준 교수는 ‘동포청소년 밀집지역에서 청소년 반 프로그램의 운영이 가능한가’하는 질문을 던지며 “사회단체 사업 지원도 고려해보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인원 상 교육 수요 자체는 많으나 학생이 학교로 가려고 하지 않는 게 문제다. 오히려 실질적인 수요는 부족한 상태”라고 답했다. 또한 “법무부에서 단독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비자 관련 업무밖에 없기 때문에 교육부, 노동부와의 협조가 절실한 상태” 라고 답했다. 

 재외동포신문 이형모 발행인은 “우리 자신을 위해서도 재중동포 청소년을 챙겨야 하는 현실에 이르렀다. ‘국내문제’로 인식하고 해결해 나가려는 의지가 필요하다”라고 말했고, 조남철 이사장은 “문제 해결에는 우선순위가 있고, 시간도 필요하다. 현재의 절차상 문제나 불만들 까지도 동포를 껴안을 수 있는 힘으로 작용하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남겼다.

 곽재석 교장의 “동포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 동포사회의 문제이며 우리 자식들의 문제다. 각자의 위치에서 행동, 협력, 지원으로 발전된 사회를 만들어 나가자”라는 당부의 말로 제67차 재외동포포럼은 마무리 되었다. 

[재외동포신문 김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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