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시단]마음속에 두었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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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시단]마음속에 두었던 글
  • 재외동포신문
  • 승인 2011.09.08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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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해주 출신 강태수 문인

너는 부디 잘 있거라.
나는 너를 다시 못보고
가는 곳도 모르는
이런 길 떠난다.

이 시각 이 몸은
헝겊막대인양
바람없이 휘청거리며
앞은 총창으로 가로막혀
하늘도 바로 보이지 않는다.

.....(중략)....

너는 부디 잘 있거라.
우리 둘이 이루지 못한
모든 것을 이루면서
무한히 행복하여라.

조국은 언제나 조국이며
동포는 언제나 동포이니
덧없는 쪼그락 감정에
제발 사로잡히지 말고
너는 진짜 안해가 되고
너그로운 어머니가 되며
참다운 국민이 되어
일 잘 하며 사이좋게 살아가기를
나는 거듭 빌며 바란다.

아무렇던 희망과 믿은은
나를 종내 버리지 않아
마음은 날마다 굳어간다…

아, 1938년도 막가는 오늘은
나의 한생에서 괴롭고
무거운 나날 중 하루-

…언제나 동이 트겠는가.
"죄수차"의 밤은 참으로
길기도 하여라…


*주: 연해주 출신의 문인 강태수씨는 구 소련 정부에 의해 1937년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된 이후 카자흐스탄 알마티 등지에서 현 '고려일보'를 창간하고 시와 소설을 창작하며 이를 중심으로 고려인문단을 형성했다. 그는 또 1928년 소련으로 망명, 니콜스크에 살다가 1938년 하바롭스크 감옥에서 총살당한 조명희의 제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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