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 독립운동의 발자취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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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 독립운동의 발자취를 보다
  • 이현아 기자
  • 승인 2011.08.09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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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기념관, ‘한국광복운동단체연합선언’ 공개

해외 9개 단체 “이것이 우리의 역사적 사명”

1930년대 중반 중국의 독립운동 세력은 더욱 강력한 독립운동을 추진하기 위한 통합 열망에 휩싸였다. 1935년 5개의 정당들이 결집해 만든 민족혁명당이 그 같은 노력의 결실이었다고 볼 수 있으나, 이들 노선은 또 다시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지지하는 세력과 반대하는 세력으로 나뉘어 그 힘이 양분되는 결과를 빚으며 일부 세력의 탈당과 분열을 야기했다.

김구선생을 중심으로 송병조, 차이석, 이시영, 이동녕 등 독립운동가들은 임시정부를 절대 지지하는 정당인 한국국민당을 1935년 11월 중국 항주에서 결성해 임정 지지세력 간 결집에 앞장섰다. 결국 1937년 7월 중일전쟁의 발발과 함께 한국국민당의 송병조, ‘재건’ 한국독립당의 홍진, 조선혁명당의 이청천 등 세 단체 대표가 중국 남경에서 광복전선의 통합을 골자로 하는 공동선언서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이러한 합의내용은 곧바로 미국의 한인 독립운동 단체들에게 전해져 대통합의 초석이 마련됐다. 이렇게 9개의 재외 한인 정당 및 단체가 참여해 마련한 것이 이른 바 ‘한국광복운동단체연합선언’이다.


오스트리아 동포가 기증

해외에서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자랑스러운 재외동포들의 발자취가 발굴됐다.

독립기념관(관장 김능진)은 제66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일제강점기 해외에서 한국독립운동에 앞장선 9개의 주요 독립운동 단체가 연합활동을 선언한 ‘한국광복운동단체연합선언(韓國光復運動團體聯合宣言)’ 원본자료를 최초로 발굴해 지난 9일 공개했다.

1937년 8월 1일 중국 남경에서 작성된 ‘한국광복운동단체연합선언’은 중국 관내의 3개 정당(한국국민당·조선혁명당·한국독립당)과 미주의 6개 독립운동단체(미주 대한인국민회·하와이 대한인국민회·하와이 대한인단합회·하와이 대한부인구제회·하와이 동지회·하와이 한인애국단) 등 9개 정당 및 단체가 협력해 작성한 연합선언문이다.

특별히 이 자료는 오스트리아에 거주하고 있는 재외동포의 기증에 힘입어 세상의 빛을 보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독립기념관은 “지난 6월 유럽지역 자료수집 조사 때 오스트리아 교민으로부터 기증받은 ‘한국광복운동단체연합선언’은 책자 형태의 자료”라고 설명했다.

이 문건에는 참가단체 명단, 선언전문, 수호 등이 수록돼 있으며, 모든 내용이 한글로 수록돼 있다. 크기는 가로 10.8cm, 세로 14.2cm에 표지 포함 14쪽으로 구성됐다.

“우리 광복운동 단체들은 이로부터 한뜻 같은 정성으로 힘을 모으며 발걸음을 맞춰 우리 광복전선을 굳은 조직으로 통일 강화하여서 우리나라 우리민족의 자유독립을 찾기까지 굳세게 싸워나가기를 이에 선언한다. 이것이 우리 민족의 살아날 길이며 우리 민족의 목말라 기다리는 바이며 우리 민족의 역사적 사명이다”라고 선언하고 있는 이 선언문은 조국광복에 대한 해외 독립투사들의 결연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주목할 만한 사료.

“우리 광복운동 단체들이 굳은 조직으로 통일 강화”하자며 행동강령으로 △ 우리 민족은 광복전선을 굳은 조직으로 통일 강화할 것 △ 광복전선의 통일을 촉진하기 위해 우리 광복운동에 필요한 당면공작을 통공합력으로 진행할 것 △ 임시정부를 옹호 지지할 것 등을 천명하고 있다.

구호로는 △ 광복전선을 통일하자 △ 임시정부를 옹호지지하자 △광복전선을 혼란케 하는 일체 반혁명분자를 숙청하자 등을 내세워 해외 독립운동 단체들의 단결을 강조했다.

독립기념관은 “‘한국광복운동단체연합선언’이 발표된 직후 김구 주도의 한국국민당을 중심으로 한국광복운동단체연합회, 일명 ‘광복진선(光復陣線)’이 결성됐다”며 “한국광복운동단체연합회는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중심으로 독립운동을 추진하기 위해 결집한 최대의 연합기관으로 향후 대한민국임시정부가 독립운동의 중추기관으로 제 위상을 강화하는 역사적인 발판이 됐다”고 설명했다.

선언문 발표로 해외단체 연합 가시화

‘한국광복운동단체연합선언’에 참가한 9개 정당 및 단체는 ‘광복진선’을 조직한 후 임시정부 중심의 강력한 독립운동 결집체를 구성해 활동의 기반을 마련했다. 임시정부가 중경에 정착한 이후 광복진선은 한국국민당, 조선혁명당, 한국독립당 등 3개의 정당을 통합한 ‘한국독립당’을 1940년 5월 구성해 임정의 역할과 활동을 강화하고자 했다.

이후에도 해외 한인 독립운동 단체의 임시정부를 중심으로 한 독립운동 활동은 계속됐다. 1년 후인 1941년 하와이 호놀룰루에서는 1941년 4월 9일 미주한인단체 대표가 모인 가운데 중경 임시정부를 지지하는 해외한족대회가 개최돼 재미한족연합위원회의 결성을 알렸다.

독립기념관은 이번에 공개된 ‘한국광복운동단체연합선언’에 대해 “임시정부 중심의 독립운동을 추진하는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만들어준 역사적인 선언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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