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북 '창지투'-'나진강 개방'정책, 조선족사회 해체 위기 대안이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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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북 '창지투'-'나진강 개방'정책, 조선족사회 해체 위기 대안이 될 듯”
  • 김미란 기자
  • 승인 2011.05.24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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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포럼, 김범송 한국외국어대학교 초빙교수

지난 17일 방송통신대에서 개최된 2011년  제26차 재외동포포럼에 김범송 한국외국어대학교 초빙교수가 연사로 나섰다. 김 교수는 ‘중국 조선족 현황과 향후 발전 전망’을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다음은 그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편집자 주>

중국정부의 ‘창지투 선도구’와 북한정부의 ‘나진강 개방’ 등 정책은 중국조선족의 본격적인 회귀로 이어질 것이며, 이로 인해 해체위기에 놓인 조선족사회의 전망이 밝아질 것이다.

중국조선족은 1860~1870년대 굶주림으로 인한 자주적 이주를 시작으로, 1905년 일제침략, 한일합병 등으로 인한 정치적인 이민, 1931년 만주가 일본식민지로 전락으로 인한 일본에 의한 강제이주 등 세 번으로 나누어 형성됐다.

이렇게 형성된 중국조선족은 1990년 이후부터 인구이동을 시작했으며, 현재까지 대도시와 연해도시로 이동한 인구는 50만명에 달하고, 한국, 일본, 미국 등 해외로 진출한 조선족은 60만명에 달한다. 따라서 중국조선족은 ‘바다에 뿌려진 모래알 같은 존재’가 됐다.

조선족의 인구이동은 새로운 거주지에서의 민족정체성을 갈수록 약화시켰고, 대도시와 연해도시로 진출한 조선족 자녀들은 20~30년 후에는 중국인에 동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며, 한국으로 진출한 조선족 중 국제결혼, 동포 2세들은 한국인으로 동화되고 있어 조선족 정체성은 다변화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한 인구이동은 민족교육의 위기를 초래했다. 많은 농촌 조선족학교는 학생 수 급감으로 폐교됐고, 대도시 조선족자녀들은 민족교육시설 미비로 한족학교로 진학해 민족어를 상실할 위기에 처했다.

흑룡강성의 경우 조선족학교는 학생 수의 감소로 2006년까지 389개 학교가 폐교됐고, 농촌학교 폐교율은 80%에 달한다. 또한 도시학교의 수용 가능한 학생 수는 전체 조선족학생수의 10%밖에 안 되는데 이는 민족자치를 허용하는 집거지역에서만 혜택이 시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조선족 현황에는 이러한 여러 가지 큰 문제점들이 존재하고 있지만 조선족의 전망에는 개선과 발전의 잠재력이 존재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2009년부터 ‘창치투’ 개발계획을 동북진흥계획의 핵심 프로젝트로 격상했으며, 또한 북한정부는 중국의 동북3성 개발전략과 북한 경제특구에 대한 ‘도로·항만·지역일체화’개발계획에 적극 호응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 핵심위치에 놓인 연변조선족자치주의 지정학적 위치가 부각되고 있고 조선족의 역할도 부상되고 있다.

현재 중국 전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2만개 조선족기업은 '창지투'개발, 연변의 지정학적 우세를 이용하여 변경무역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으며, 북한의 시장경제 도입과 대외개방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2010년에는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 총재로 조선족 박철수 씨가 위임되어 북한 대외개방과 외자유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남북한 모두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조선족은 남북관계의 회복·발전에 중요한 ‘화해자 역할’을 할 것이고, 선진적인 국제화 의식을 갖춘 조선족은 중북·남북관계에서 ‘중개자 역할’을 할 것이며,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중국의 개혁개방을 모두 경험한 조선족은 북한주민에게 시장경제를 전수하는 ‘전도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결국, ‘창지투’ 개발계획과 북한 '나선 특구'의 대외개방은 침체된 연변자치주의 경제를 활성화할 것이고, 경제적 이유로 고향을 떠났던 조선족들이 두만강지역 집거지로의 ‘본격적 회귀’로 이어져 인구이동에 따른 조선족사회 ‘해체위기’의 해결대안이 될 것이다.

또한 조선족사회의 인구 회귀는 정체성문제, 교육문제 등이 잇따라 해결되는 관건이 되어 조선족의 전망도 함께 밝아질 것이다.

*창지투(長吉圖)계획이란 창춘-지린-투먼을 하나의 개발권으로 묶어 개발하는 계획을 말한다. 중국정부는 2009년 8월 30일자로 ‘창지투 개발을 개방선도지역으로 하는 중국 투먼강 지역 협력과 개발 계획 개요(中國圖們江地區合作開發規劃綱要-以長吉圖爲開發開放先導區)’라는 긴 이름의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지린성 인구와 면적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고, 지린성 경제 활동의 절반을 담당하고 있는 이 지역에 북한과 러시아, 한국, 일본을 끌어들여 2020년까지 중국의 선진 공업지대로 탈바꿈 시키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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