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것 흠뻑 느낄 수 있는 예술관 만들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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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것 흠뻑 느낄 수 있는 예술관 만들겠어요”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0.11.24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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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영자 달예원 대표
땅끝 마을에서의 석양은 무용인 한영자씨의 손끝에서 너울너울 넘어가고 있었다.

지난 22일, 전남 해남군 달마산아래 둥지를 튼 달예원 본관.

살풀이춤을 추고 있는 한영자 대표(사진)의 표정에는 설움과 흥이 배어 있었다. 한미문화예술단 회원들과 KBS 해남 TV 관계자들을 위해 즉흥적으로 마련된 공연모습이었다.

“진주교방굿거리 인간문화재 김수학, 살풀이 춤 이매방, 태평무 강선영, 설장고 이영상 선생님 등으로부터 전수를 받았어요. 젊었을 때 광주에서 대학을 나오고 활동을 했지만 이제는 후학들을 가르치며 해남에서 남은 인생을 정리하고 있어요.”

거친 호흡을 가다듬은 그의 옆에는 달예원 원장인 김동석씨가 설명을 도왔다.

남편은 고수로 부인은 춤꾼으로 둘은 만나 하나가 됐고, 그리고 지금은 해남의 예술을 알리기 위해 또 하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춤을 함께 지켜본 KBS 관계자들에 따르면 그는 전국무용대회에서 대통령상, 총리상, 장관상의 3대 국내 대표공연 상을 휩쓴 몇 안 되는 명인이었다. '전국곳곳을 우리 춤 공연을 보러 다녔지만 이 분의 실력과 비교할 만한 수준을 갖춘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고 했다. 이런 이유로 그는 미국, 일본, 태국 등 해외에서도 자주 초청된다고 했다.

그런 그가 거꾸로 사람들을 해남으로 부르는 예술원을 만들고 있었다.

“왜 제 돈을 부어가면서 이곳에 예술원을 만드느냐고 사람들이 물을 때가 난감하지요. 하지만 자기 손으로 예술 공간을 만드는 것은 모든 예술인들의 꿈이에요.”

그는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지난해 11월 이곳에 달예원이라는 공연장을 설립해 지역 언론의 화제가 됐다.

하지만 이곳 달예원은 계속 확장중이다. 총 1만평의 대규모 공사를 계획했기 때문. 포크레인 중장비까지 동원하면서 공연장, 전통 정자, 펜션 등을 두 부부가 일궈가고 있었다.

“원래 진도, 완도, 해남이 남도예술의 본거지잖아요. 하지만 광주 등에 비해 예산이 부족해 제대로 된 문화공간이 없어 안타까웠지요. 예술원을 통해 진한 남도 예술을 알리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그는 또 이태미 한미문화예술재단 이사장과 협의해 재외동포를 초청하는 사업을 구상 중이다.

“태국 콰이강의 다리 축제, 터키 국제 민속페스티벌 등 해외를 다니면서 동포들과 만납니다. 그때마다 현지 사회에서 2세들에게 우리 문화를 알리고 싶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지요.”

어느덧 깜깜한 저녁이 되자 그는 일행들을 위해 저녁상을 푸짐히 대접하면서 설명을 이어갔다.

“아프리카, 영국 등에서 오신 분들이 우리 음식을 먹고 감탄하더군요. 해외에서도 한국음식을 먹어 봤지만 이곳에서 먹은 김치, 나물은 또 다르다면서요. 이것을 보면서 우리문화를 알리기 위해 해외로 진출하는 것도 좋지만, 외국인들을 우리나라로 초청하는 것도 중요하다 생각했습니다. 특히 남도의 진수를 알리는 데 해남만큼 좋은 곳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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