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한미문화예술재단, 우리 춤 고수 찾아 ‘땅끝’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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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한미문화예술재단, 우리 춤 고수 찾아 ‘땅끝’ 가다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0.11.24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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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전통 예술인 찾아 전국 방방곡곡 탐방 중

“한국과 미국에서 활동하는 우리나라 예술인이 350명 정도 있어요. 명인들을 찾는 길이라면 오늘처럼 ‘땅끝’이라도 발품을 팔아야지요.”

21일 오전 7시 20분. KTX는 나주로 향하기 시작했다. 함께한 일행은 한미문화예술재단 이태미 이사장을 비롯, 동행자는 총 5명.

재단의 이사로 있는 김선두 중앙대 예술대학 한국학과 교수를 비롯, 자수명인으로 알려진 정명자 씨, ‘차와 문화’ 이상균 대표, 김유석 아트레시피 실장이 함께 했다. 직간접적으로 재단이 우리문화를 해외에 알리는 일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오늘의 목표는 국보급 무용인이라는 한영자씨를 만나는 것. 이분을 만나 한미재단과 함께 일해 달라고 요청을 해야 한다.

하지만 열차에서부터 재단 이태미 이사장의 허스키한 보이스가 계속해서 바쁘게 들렸다. 1년에 한두 차례는 꼭 한국을 찾는다는 그는 이번에는 꼭 한국의 대표 심벌을 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에서 많은 문화공연을 여는데 한국을 대표하는 심벌을 정하기가 어려워요. 문화관광부 등 우리정부에 결정해 달라고 부탁한 게 벌써 10년이 넘지요. 일본하면 우산을 든 기모노 여인, 중국하면 하늘을 나는 용이 떠오르듯 우리의 상징을 찾아야합니다.”

이 이사장은 몸을 돌려가며, 해남 고산 윤선도의 미인도를 한미예술재단 행사 입간판에 세우면 어떻겠냐고 물었다.

뒷자리에 앉은 김선두 교수는 영화 ‘취화선’의 장승업을 대역해 잘 알려진 인물이었다. 그는 “1년 동안 영화배우 최민식과 동고동락하면서 한국화를 가르쳤다”고 본인을 소개했다.

“취화선 촬영을 위해 80편 작품을 만들었어요. 그러나 물에 빠진 대역 엑스트라비로 8만원 받은 게 고작이었지요.(웃음) 해외에 한국을 알린다는 자부심으로 대역을 맡았어요.”

하지만 그는 아무리 훌륭한 미술품이라도 개인 한사람의 작품을 우리나라 심벌로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옆 좌석 통로에 자리한 ‘자수 명인’ 정명자씨는 태극 중에서 삼태극을 한국의 심벌로 정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여수 엑스포를 기념해 다음 달 해외 명사들을 초청하는 행사 중 한식을 소개하는 코너가 있습니다. 이 때 1,500미터의 커다란 홀에 커다란 자수를 이용해 만든 태극무늬를 선보일 거예요.” 그는 “한복이 지나치게 서구식 패션쇼 스타일로 소개되는 데 아쉬움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문화의 제식, 결혼 등을 소개하면서 우리 전통이 소개되면 한국의 문화가 더욱 잘 이해될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우리 전통차를 통해 한국의 문화를 더욱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격월간 ‘차와 문화’ 이상균 대표의 주장이었다. 그는 “우리 차 문화가 전국에 300만 회원을 두고 있고, 해외에서도 톱클래스 급 명사들이 격조 높은 문화로 보고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녹차, 흙차, 말차, 홍차, 보이차 등 차 종류는 3,000종이 넘습니다. 뿐만 아니라 차는 단순히 마시고 마는 음료가 아니라 한복, 전통음식, 예술 등과 함께 즐기는 종합문화입니다.”

한국일보 문화부 기자로 활동했던 그는 외국인들을 초청해 우리문화를 알리는 사업은 굉장히 매력적인 분야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열차에는 한국화를 세계에 알리는 김유석 아트레시피 실장 등 총 5명이 동승했다. 한국문화를 해외에 알리겠다는 한미문화예술재단과 뜻을 같이하기 위한 동행이었다.

“결국 재단의 자산은 사람밖에 없어요. 중요무형문화재 승무 예능보유자 숙명여대 정재만 교수, 중요무형문화재 경기민요 이춘희씨 등이 우리 회원입니다. 이같은 예술인을 발굴하는 데 십 수년이 걸렸지요.” 이번 길에는 남도 문화 탐방을 위해 영암, 강진 등을 들릴 예정이었다.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에서 강진청자를 특별히 전시한 적이 있는데, 현지에서의 반응도 뜨거웠습니다.”

이 행사를 주관한 이태미 이사장은 오늘의 목적지인 해남 달예원에 대해 “두 예술인 부부가 개인 재산을 털어 우리문화를 알리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1박2일의 여행을 통해 윤선도 생가, 강진 도자기마을 등을 돌면서 한국을 홍보하는 문제에 대해 같이 고민하자고 덧붙였다.

“재단은 국악, 무용, 미술, 공예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우리나라 예술인들을 찾고 있어요. 미국 연방예술위원회에 정식으로 등록되는 등 재단은 순수한 NPO 단체이지요. 조금은 더딜지 몰라도 감춰진 국내 전문가회원들과 함께 전국 각지를 찾아다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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