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원, “우즈벡 고려말 채록했다”
상태바
국어원, “우즈벡 고려말 채록했다”
  • 이현아 기자
  • 승인 2010.02.08 10: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외 10개 지역어 구술자료 총서 발간

“그 씨 어전 다 없어졌짐.”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시온고 마을의 김슈라(88세) 할머니가 쓰는 고려말이다.

“그 씨가 이제는 없다”는 뜻의 이 말은 현지의 고려인들이 사용하고 있는 ‘고려말’로 할머니의 말처럼 이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말이 됐다.

국립국어원(원장 권재일)이 이처럼 사라져가는 지역의 언어를 직접 구술자료로 기술해 보존하기 위한 구술자료 총서를 발간했다.

이번에 발간된 총서에는 해외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 지역이 포함됐다.

총서에는 경기 포천, 강원 양양, 충북 청원, 충남 논산, 전북 무주, 전남 진도, 경북 청송, 경남 창녕, 제주 서귀 호근 지역을 비롯해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까지 총 10개 지역의 지역어가 수록됐다.

국어원은 최근 “조사 지역의 토박이들이 자연스럽게 구술한 내용을 그대로 기록한 지역어 구술자료 총서를 발간했다”며 “지역어는 지역의 문화와 정신이 녹아있는 무형 문화재라고 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총서는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사회환경에서 조상으로부터 전승된 축적물로서 지역어의 가치를 되새긴 작업으로 특별히 중앙아시아 지역 지역어의 역사적 가치를 보존한 점에서 재외동포 사회의 관심을 끈다.

현재 중앙아시아 지역에는 강제 이주된 이주 1세대를 포함해 40여만명의 재외동포가 살고 있다. 이들은 자신을 고려인이라고 부르고 이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고려말’이라고 지칭한다.

국어원은 이 같은 ‘고려말’에 대해 “상당 기간 동안 격리된 채로 사용돼 언어 자료로서 그 의미가 각별하고 그들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는 자료”라며 “70세 이상만이 근근이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어 조만간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국어원은 소멸 위기에 처한 국내외 권역별 지역어 조사 사업을 2004년부터 2013년까지 10년 계획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조사에는 중앙아시아 3지점, 중국 1지점 등 국외 한민족 이주지 4지점이 대상지로 선정돼 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