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작품안에 한국이 보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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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작품안에 한국이 보이나요?”
  • 최선미 기자
  • 승인 2009.09.2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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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동포 작가들 인천 이민사박물관서 미술전

재미동포작가 18명이 오는 11월 29일까지 인천 이민사박물관에서 ‘디아스포라의 귀향 미술전’을 개최한다.

재미동포 작가 18명이 이주의 경험을 담은 작품 40여점을 들고 한국을 찾았다.

이들은 지난 9일 인천광역시(시장 안상수) 한국이민사박물관에서 열린 미술전 ‘디아스포라의 귀향’ 개막식에 참석해 각자의 작품을 둘러보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들 대부분은 미국으로 이주한지 30년이 넘었고 일부는 1900년대 초 하와이로 이주한 미주 이민 1세대들의 후손이다.

워싱턴에서 온 김홍자 몽고메리칼리지 금속미술과 교수는 “외조부께서 1904년 인천에서 하와이로 이주한 사람들 중 한명”이라며 “미주 한인 역사에서 기념비적 장소인 인천에서 전시회를 열게 돼 뜻 깊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두루미의 새 고향, 하와이’와 ‘하와이 이민사 106년의 회고’라는 두 작품을 통해 이민과 관련된 경험을 독창적으로 보여준다.

1970년대 중반 워싱턴으로 이주했다는 동양화가 김복님 씨는 “개인전을 열 수도 있겠지만 한국에서 ‘특별한’ 전시회에 초청해줘서 더 기쁘다”면서 “무궁화라고 이름 붙인 내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1903년 제물포항을 떠난 갤릭호 승선자 104명의 이름이 기록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작품 에 하와이 초기 이주자들이 사탕수수농장에서 일하면서 목에 걸고 다니던 방고(번호표)도 그려 넣었다. 방고 위에는 KAHUKU(1890-1971)와 같은 설탕회사 이름까지 세밀히 표현돼 있다.

캔버스 위에 유화 물감으로 ‘국민회’와 ‘하와이 정원’을 그린 고서숙씨는 “1970년대 지상낙원으로 불리던 하와이에 처음 발을 디뎠는데 현실이 녹녹치 않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당시 하와이 사람들 한 달 수입이 한국의 변두리 집한 채 값이었기 때문에 ‘행복한’ 유학생활 대신 현지에서 일을 해야 했다”며 “붓을 다시 잡을 수 있었던 것이 20여 년 전인데 이러한 경험들 때문인지 이번 전시회가 더욱 감동스럽다”고 말했다.

뉴욕 한인 미술계에서 ‘대모’로 불리는 한미현대예술협회(KACAL) 박경희 회장은 “1980년대 초만 해도 뉴욕에 한인 작가가 몇 없었는데 현재는 3천명에 이른다”며 “한인 작가들이 보다 폭 넓게 주류 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지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번 전시회에서 생명을 품고 있는 씨앗과 무지개가 그려진 ‘희망’이라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1980년대 중반 하와이 한인미술협회 결성에 힘을 쏟고 현재는 고문으로 활동중인 사진작가 이창진씨와 보석디자이너로도 알려진 사진작가 이광규씨도 “이런 계기를 통해 고국에서 작품을 선보이게 돼 기쁘다”며 “많이 관람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밖에도 김진자 박화자 조엘 박(하와이), 신선숙 신인순(워싱턴DC), 박윤정(캘리포니아), 김휘부(LA), 원미랑(SF), 유명숙(볼티모어), 김원숙(블루밍턴), 임순빈(새크라멘토) 씨 등이 ‘디아스포라의 귀향’에 동참했다.

인천시 서부공원사업소(소장 김학열) 주최로 열린 이번 미술전은 한국이민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11월 29일까지 개최되며 인천미술협회 작가 16명이 조각품을 찬조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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