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봄날>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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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봄날>이 좋아요”
  • 이종환 기자
  • 승인 2009.08.24 13:3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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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재독화가 이명옥

▲ 재독화가 이명옥.
마침 비가 오는 날이었다.

북촌으로 불리는 서울 안국동의 한옥을 개조해 만든 갤러리 ‘아트링크’의 추녀에서 떨어지는 빗물소리가 캔버스에 먹을 사용한 전시 작품들과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재독화가 이명옥의 개인전을 찾은 날은 지난 12일.

80년대 한국에서 수묵화 작업에 뛰어들다가 독일로 유학을 떠나 뮌헨에서 머물며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그의 8번째 전시회였다.

지난 2007년 인사동의 토포하우스에서 개인전을 가지면서 인기를 모은 그는 이번에 갤러리 초대전으로 개인전을 열었다.

“내가 속으로 제일 좋아하는 작품은 <봄날 2009>입니다. 고목나무에서 꽃이 피고, 새가 있어요. 밝은 꽃이 기분을 맑게 하지요”

작가가 직접 작품을 소개해준다.

“거북과 모란, 새, 매화 등 한국적인 모티브들을 먹으로 그렸습니다. 선은 우리 붓으로 그린 것보다 더 자유스럽게 처리했어요”

그는 이번 전시회에 앞서 올해 뮌헨과 프랑크푸르트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남편은 독일사람으로 성당과 같은 전통건축을 보수하는 건축가입니다. 그런 점에서 미술을 하는 저와 비슷한 면이 있지요”

이렇게 말하는 그는 독일에서 작품활동을 하는 한편으로 뮌헨에서 한글학교 교장으로도 5년째 일하고 있다. 뮌헨의 교민수는 250명. 한글학교 학생들은 60명이라고 한다.

“우리 한글학교는 우리나라 문화를 알리고 공유하는 문화교실입니다. 체육대회도 열고, 서예와 바느질 같은 우리 전통문화도 가르치면서 한독가정에 한국의 문화를 전달하지요”

한독가정이란 독일인과 결혼한 한인 가정을 말하는 것으로 뮌헨 한글학교 학생의 80%를 차지한다고 한다.

“독일에는 36개 도시에 한글학교가 다 있습니다. 파독간호사와 광부들의 우리 말과 글에 대한 애착 때문이지요. 뮌헨 한글학교도 올해 30주년이 됐어요”

그는 지난해부터 재독한글학교교장협의회 회장으로도 일하고 있다.

“한글학교 교장선생님들은 무보수의 봉사직이지요. 그러다 보니 교장을 맡지 않겠다고 기피하는 현상이 생겨서 교육의 질이 떨어질 우려가 있지요”

이렇게 말하는 그는 한국사회가 해외에 있는한글학교에 대해 더 큰 이해와 관심을 가져달라고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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