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해주 ‘청국장 마마들’이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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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해주 ‘청국장 마마들’이 왔어요”
  • 최선미 기자
  • 승인 2009.05.1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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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평·바리의 꿈, 우정마을 고려인 동포들 초청행사 개최

▲ 지난 9일 서울 덕수궁 돌담길에서 열린 ‘공정무역의 날’ 축제에 참가한 고려인 마마들이 직접 만든 청국장을 선보이고 있다.

“하라쇼! 다 좋아요. 남산 케이블카도 멋져요.”

한국을 처음 찾은 고려인 까짜(61)씨의 목소리에 기쁨이 묻어났다. 까짜씨는 동북아평화연대와 바리의꿈이 주최한 ‘연해주 고려인 마마들 초청행사’의 주인공. 그는 연해주 고려인정착촌에서 몇년 전부터 청국장을 만들어 왔다.

“한국 갈 생각에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볼을 꼬집어 봤죠.”

까짜씨와 함께 온 또 다른 고려인 마마 나스챠(51)씨도 기쁘기는 마찬가지다. 한국 땅을 밟아 보는 것이 그의 평생소원이었다. 그 소원이 지난 7일 이뤄지면서 이제 나스챠씨의 새로운 소원은 현재 정착중인 ‘우정마을’에서 ‘차가청국장’을 만들면서 여생을 보내는 것이란다.

차가청국장은 러시아 연해주의 들판에서 잘 자란 자연콩과 항암효과가 있는 차가버섯 진액을 원료로 만든 청국장을 말한다. 동평 산하의 사회적 기업인 바리의꿈이 연해주 일대 200여 고려인 농가와 함께 2006년부터 만들기 시작했다.

“청국장을 만들어 아이들을 공부시킵니다. 또 덕분에 한국까지 오게 됐지요.”

이어지는 베네라(55)씨의 말에 맞장구를 치는 로자, 니나, 비까, 조야. 이들도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구소련 해체 후 우즈베키스탄 등지에서 연해주로 이주해왔다.

이들이 생활터전을 잃고 고생하고 있을 때 정착할 수 있도록 집과 농업기술 등을 지원한 단체가 동평이다.

“청국장 마마들처럼 더 많은 고려인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최근 ‘연해주 희망 캠페인’을 준비 중입니다. 여러분이 1만원을 출자해주시면 고려인들이 콩을 심을 수 있는 땅이 10평이나 늘어나죠.”

주최측인 바리의꿈 황광석 대표는 향후에도 국내외 동포들을 대상으로 ‘주식 모금운동’을 펼쳐 희망농장을 더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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