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사람도 할 수 있다’ 보여주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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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사람도 할 수 있다’ 보여주고 싶어
  • 이석호 기자
  • 승인 2009.05.09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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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자서전 ‘유리천장 그 너머’ 펴낸 강석희 어바인시장
“정치도 자신의 진심을 파는 비즈니스라고 봅니다. 소비자의 마음을 알아채는 것이 중요하죠. 사람들의 마음을 감지하고 진실 됨을 보여줘야 합니다.”

평범한 ‘세일즈 맨’에서 정치인으로 전향, 인생역전 드라마를 펼치고 있는 강석희 어바인(캘리포니아) 시장의 성공비결이다.

취임 5개월만에 그는 한국을 찾았다. 20여년 동안 뒷바라지만 하느라 고국 땅을 못 밟은 아내를 위해서였다.

지난 1일 국회에서 김영진 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조찬 간담회에서 그는 ‘평범남’임을 강조했다.

“(나는) 평범한 사람이지만 기본적인 삶의 원칙을 지키면서 최선을 다했어요. 그 결과가 평범 이상으로 돌아온 거지요”

“우리 젊은이들에게 평범한 사람도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강 시장은 이번에 「유리천장 그 너머-세일즈맨에서 시장까지」(출판사 올림)를 출간했다. 정치의 ‘정’자도 모른 그가 한인 1세대 최초로 미국에서 직선시장에 오르기까지를 정리한 자서전이다.

정치에 입문하기 전까지 그는 15년 동안 미국 대형 전기유통 회사 ‘서킷시티(Circuit city)’에서 세일즈맨으로 지냈다. 입사 후 4개월 만에 ‘판매왕’도 되고, 아시안으로는 처음으로 매니저를 맡는 등 세일즈에 소질이 있었던 것.

그리고 지난해 말 유색인으로는 처음으로 10만 유권자의 도시 어바인의 시장이 됐다. 한인의 숫자는 4천명에 불과했기에, LA 타임즈는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평했다.

성공비결은 세일즈 생활에서 채득한 성실, 정직이라는 게 그의 분석.

“지갑을 열게 만드는 것은 파는 사람의 됨됨이가 좌우합니다. 인간인 이상 인품에 어쩔 수 없이 끌리기 마련이죠… 정치도 예외는 아닙니다. 유권자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는 따갑기로 악명 높은 캘리포니아의 강렬한 햇살 아래 2만 가구를 방문하는 이른바 ‘발바리 캠페인’전략을 펼쳤다. 이를 통해 ‘강석희는 약속을 지킨다’는 주민들의 믿음을 얻었다. 시의원 시절에는 출석률 100%를 기록했다.

“말을 잘한다고 해서 미국인들을 감동시키는 것이 아니죠. 감동이 먼저죠. 말보다는 마음과 마음, 가슴과 가슴이 통해야만 승리할 수 있습니다.”

남의 말을 듣는 관용이 중요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몇 마디 밖에 단어를 사용하지 못해도, 문법에 안 맞아도, 상대는 알아듣습니다. 내 영어는 뛰어난 영어가 아니지만 미국에서 소통이 된다는 자신감이 중요합니다.

그가 정치와 사회에 대해 눈을 뜨게 된 계기는 1992년 4월 LA폭동이었다. 당시 서킷시티에 근무하면서 신발가게 3곳을 운영하던 그는 망연자실했다. 700여개의 한인업소가 불에 타는 참상을 지켜봐야만 했다. 그 사건은 회사에서 인종차별의 벽에 부딪혀 진로를 고민하던 그에게 생각을 전환하게 만들었다.

“미국에서 어떻게 이렇게 비민주적이고 야만적인 사태가 벌어질 수 있는가?”

나만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한인사회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그는 1993년 한인장학재단 이사로 한인사회에서 활동을 시작했으며, 한미민주당협회 회장, 오렌지카운티 한미연합회 이사장 등을 거쳐 2004년부터 어바인 시의원으로 활동하기 시작한다.

그가 책의 제목을 ‘유리천장(the glass ceiling) 그 너머’라고 지은 이유가 미국 사회의 보이지 않는 장벽을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임원급 승진에서 미국 사회의 벽을 실감한 것을 유리천장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재외동포 참정권 허용에 대해서 그는 소극적이다. 미국에 있는 한인들은 미국 정치에 ‘참정’해야 한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그는 조찬 간담회 이래 고려대 100주년 기념관 특별강연,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조찬세미나에 참석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어바인시는 어떤 도시인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속한 도시로 20여만이 거주하고 있다. 4년 연속 미국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로 선정된 치안·교육·환경의 도시이자 글로벌 기업이 운집해 있는 비지니스 도시다. 교육 수준이 높아 ‘미국의 8학군’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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