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이 동포를 하나로 묶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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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이 동포를 하나로 묶는다”
  • 이석호 기자
  • 승인 2009.03.0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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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사무처장

사할린에 전통무용 강사 보낸다

▲ 윤정국(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사무처장)
“마음 울쩍한 날엔 거리를 걸어보고 / 한편의 시가 있는 전시회장도 가고 / 밤새도록 그리움에 편질 쓰고 파~”

수년전 그룹 마로니에는 ‘칵테일 사랑’이라는 노래를 불러 큰 인기를 모았다. 연인들이 별 이유가 없어도 한번은 와야 할 것 같은 곳, 비둘기들에게 모이를 한번은 던져줘야 낭만이 있을 것 같은 곳이 바로 마로니에 공원이다.

우리나라 문화의 ‘명동’인 마로니에 공원에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있다. 그곳은 아르코 예술국장, 미술관과 함께 마로니에를 품는 곳이다. “예술 한다”는 말은 어쩌면 생활과 가장 밀접한 것을 강조하고 싶은 것일까?

윤정국 문화예술위원회 사무처장은 인터뷰에 앞서 “태양은 꽃을 물들이고, 예술은 인생을 물들인다”는 이메일을 기자에게 보냈다.

그리고 인터뷰에서 “해외에 있는 동포들도 직접 연주도 해보고, 춤도 춰보는 예술체험이 됐으면 한다”는 말로 시작했다.

“일본 동포단체들이 중국에서 현악 4중주를 만드는 것을 보았습니다. 매일 함께 연주 하는 것을 보고, 아~ 이것이 진짜 문화를 즐기는 것이구나 생각했지요”

그러면서 그는 사할린에 전통 예술 강사를 파견하는 사업을 소개한다. “2007년부터 전통문화 예술인 강사를 파견하기 시작했는데, 반응이 대단했습니다. 클래스가 모자랄 정도로 수업 참가 열기는 뜨거웠어요. 수업도 얼마나 진지하게 진행됐는지, 목진호씨가 지도한 사물놀이는 러시아 전국 타악 콩쿨에서 1등상을 수상하고, 러시아 전역으로 방송될 정도였습니다”

윤 처장은 사할린 파견사업의 의미에 대해 문화적 소외지역을 밝힐 수 있는 점을 강조했다. 사할린은 2006년 북한의 지원도 끊겨버려, 우리문화를 만날 기회가 없었다. 이 때문에 문화예술위원회는 올해 사할린 현지 에트노스예술학교의 요청으로 전통 무용 강사 한명을 보낼 계획도 세웠다.

동포들이 우리문화를 접하고 싶은 갈증이 얼마나 깊은지를 더욱 느꼈기 때문이다. 윤 처장은 한인회를 통한 소규모 문화교류에도 관심이 많다. 비록 적은 인원일 수 있지만 예술을 접하기 힘든 동포들에게 주는 감동은 더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안숙선 국창이 언젠가 한 말이 기억납니다. 동포들이 불러만 주면 공연료도 안 받고 어느 무대든 달려가겠다는 얘기입니다”

그는 ‘문화만이 동포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가 ‘문화외교’를 강조하는 것은 이같은 배경에서다. 해외 한인회도 ‘정치 한인회’가 아닌 ‘문화 한인회’가 됐으면 하는 것이 그의 바램이다.

올해 문화예술위원회가 진행하는 동포들을 위한 사업은 모두 29건. 전체 문화예술위원회가 지원하는 300여건의 사업이 10분의 1에 그치고 있다. 한국작가회의, 김학철문학연구회, 한미미술재단, LA재미국악원 등과 함께 교류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4억여원의 지원금은 우리의 문화를 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어떻게 예술을 확충할 것인가. 윤 처장이 마로니에 공원을 보며 시름에 잠기는 것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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