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싸한 매운 맛에 혀가 얼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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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싸한 매운 맛에 혀가 얼얼
  • 국회의원 조원진
  • 승인 2009.03.0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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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 맛, 그 멋! - 조원진 국회의원 편

홍탕훠궈 : 紅湯火鍋
유목민에서 유래한 음식


▲ 국회의원 조원진.
중국을 처음 방문했던 1993년. 당시만 해도 중국 여행이 자유롭지 않았던 사회 분위기 속에서 중국 땅에 첫 발을 디디던 그때가 생각납니다. 엄청 추웠던 날, 타국에 있다는 설렘과 기대, 우려를 가지고 중국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특히나 우려되었던 건 바로 먹는 것에 대한 걱정이었습니다. 향신료를 많이 쓴다는 중국음식이 입에 맞을까? 하지만 그날 지인과 함께 먹었던 ‘매운맛’ 훠궈(火鍋)는 그런 저의 고민을 싹 날려주었습니다. 추운 날씨도 잊어버리고 말이죠.

훠궈 식당의 문을 열고 들어갈 때부터 실내에 가득한 훠궈의 향료와 매운 냄새가 제 구미를 당겼습니다. 워낙 매운 것을 좋아하는 저라 지인의 추천으로 홍탕을 선택했습니다.

홍탕 한 숟갈을 먹었을 때 알싸한 그 매운맛이란... 입 안 가득 맴돌면서 혀가 얼얼하던 그 느낌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네요. 갖가지 야채와 함께 익힌 고기를 소스에 찍어먹으면 재료 고유의 맛들이 어우러져 새로운 맛을 탄생시킵니다.

훠궈의 독특한 맛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수저를 내려놓을 정신도 없이 맛있게 먹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훠궈는 몽골이나 만주의 유목민으로부터 유래했다고 하는 중국식 샤브샤브입니다. 훠는 뜨거움(火)을, 궈는 음식을 익히는 냄비(鍋)를 뜻합니다. 끓인 육수에 신선한 재료를 살짝 익혀먹는 요리입니다.

하지만 각 지방의 특성에 따라 육수와 재료가 천차만별이라 맛도 다양하다고 합니다. 훠궈를 먹을 때는 자신의 취향에 맞게끔 육수와 육수에 익혀 먹을 재료들을 주문하면 됩니다. 육수는 닭뼈와 돼지뼈 등을 고아 만든 담백한 백탕과 여러 종류의 고추와 유채씨기름, 두반장을 넣은 매콤한 홍탕, 태국식 카레맛 육수 등 자신의 입맛에 맞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양고기, 소고기, 돼지 뇌, 당면, 표고버섯, 느타리버섯, 팽이버섯, 배추, 청경채, 두부피, 두부, 메추리알, 미역, 생선, 문어, 갖가지 해물 등 육수에 들어가는 것들은 ‘익혀 먹을 수 있는’ 어떤 것이라도 가능합니다.

중국에서는 한국에선 약간 꺼려하는 재료들도 훠궈의 요리에 많이 씁니다. 영양과 보신을 생각하면서 한번 드셔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 빠뜨릴 뻔 했네요. 깨와 땅콩을 주재료로 한 마장소스는 훠궈의 맛을 결정짓는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재료를 익혀서 소스에 바로 찍어먹는 요리가 훠궈이기 때문에 마장소스의 맛이 요리의 맛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사실 훠궈의 맛은 한국의 맛과는 많이 다르지만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음식이지요.

이렇게 글을 쓰면서 다시금 훠궈 생각을 하니 입안에 군침이 돕니다. 근래에 한국에도 훠궈 전문점이 생겼다고 하는데 한번 찾아볼까 합니다.

백번 말해도 한번 먹어보는 것만 못합니다. “스스칸바(試試看吧, 먹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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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국회의원 조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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