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사회에 불어오는 이민사 편찬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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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사회에 불어오는 이민사 편찬 바람
  • 오재범 기자
  • 승인 2008.03.12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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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뉴질랜드 이어 필리핀,토론토 편찬 준비 중


동포사회에서는 최근 이민사편찬 바람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최근 호주한인50년사편찬위원회는 ‘호주한인50년사’를 출간 배포했다. 680페이지 분량의 이 책은 호주한인회가 지난 2005년 초반부터 추진해 3여년이 걸려 완성한 것이다. 추은택 호주한인50년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은 발간사를 통해 “호주에서 우리는 더 이상 이민자나 이방인이 아니라 호주시민으로 살아가고 있다”며 이 책이 호주한인 1세들의 역사를 기록하고자 했음을 밝혔다.

이에 앞선 지난해 12월에는 뉴질랜드한인사 발간위원회가 ‘뉴질랜드 한인사: 아오테아포아에서 한인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발간하고 그달 12일에 출판기념회를 열었으며, 미국 LA남부의 한인거주지역인 오렌지카운티한인회 역시 지난해 9월‘오렌지카운티 한인이민사’를 발간했다.

하지만 오렌지카운티이민사는 발간 당시 내용의 적합성과 추진위원회가 독단적으로 인쇄했다는 이유로 한인동포단체의 반발을 사다가 이후 현지의 한 종교단체에서 한인회 재정을 돕기 위한 차원에서 대량구매를 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1월에는 멕시코한인이민100주년기념사업회가 멕시코 한인 이민 100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멕시코 한인 이민 100년사-에네켄 가시밭의 100년 오딧세이’를 발간했다. 당시 서동수 기념사업회장은 "이민 100주년인 2005년에 나왔어야 할 책이 진행되면서 여러자료들이 나오는 바람에 1년이나 더 늦어졌다"고 밝혀 이민사 편찬작업의 고충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이 밖에도 필리핀한인총연합회, 토론토한인회 등은 이민사 편찬을 중점사업으로 선정해 자료수집과 이민사편찬준비위원회 구성을 서두르고 있으며, 태국한인회 역시 올해 양국수교 50주년을 기념해 '한인 50년사'를 발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지난해 7월 발족한 미국 덴버광역한인회 역시 이민사 정리사업을 진행하는 등 동포단체들의 이민사 편찬 움직임이 마치 유행처럼 동포사회에 번지고 있다.

한편, 재외동포재단은 이런 동포사회의 움직임에 대해 이민사 편찬사업에 꾸준히 재정지원을 해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사업 중에는 확인된 예산지원 내역으로는 우선 호주한인50년사 제작에 2007년 920만 8천원 등 1천500만원을 지원했다.

뉴질랜드한인회가 주축이 돼 진행한 뉴질랜드 한인사 제작에도 지난 2005년과 2006년에 각각 한화 314만7천원씩 2차례 629만 4천원만을 지원했고, 2005년에는 오렌지카운티 30년 한인 이민사 발간에 623만4천원, 이스라엘 한인사 역사편찬위의 ‘이스라엘 한인사회 역사자료 발간’에 314만 7천원을 지원했다.

또 아르헨티나 한인이주 40년사 발간을 위해 지난 2005년 732만 8천원 지원했으며, 2006년에는 캐나다한인사진협회 이민사진전시회 및 사진집 발간에 189만 9천원을 지원한 바 있다. 하지만 이같이 지난 2005년부터 2007년 8월까지 지원된 액수를 살펴보면 매년 동포사회에 지원되는 140여억원 중 4천만원 정도로 0.5%에 미치지 못할 만큼 작은 금액이다.

재외동포재단 조사연구팀 강윤모 팀장은 “지금까지 재단에서 이민사 관련 편찬사업을 지원한 경우는 지난 10여년 동안 3~4건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한편 뉴질랜드 한인사 편찬을 주도했던 한길수 씨는“초기 이민선배들이 어떻게 타운을 이루고 살 수 있게 됐는지, 또 선배들의 실패와 성공을 통해 우리 2세들이 어떤 교훈을 배울 수 있는지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서 이민사 편찬 작업이 꼭 필요하다”며 이민사 정리작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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