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두고 한인 성직자들 정치 참여 논란 거세
상태바
대선 앞두고 한인 성직자들 정치 참여 논란 거세
  • 류수현 재외기자
  • 승인 2007.12.06 15: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찬성측 "애국에는 신분 관계없어"↔ 반대측 "종교는 영혼구원에 중점"
한국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뉴욕ㆍ뉴저지에서 각 후보들의 후원회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성직자들에 대해 동포사회의 찬반양론이 엇갈리고 있다.

찬성하는 쪽의 논지는 "애국은 신분에 관계없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고, 반대하는 쪽의 논거는 "성직자들은 종교 본연의 목적인 인간의 영혼구원에 치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신부는 “정교일치시대에는 종교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고 전제한 뒤 “종교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영혼구원에 있으므로 정치와는 거리감을 두는 게 바람직스럽지 않겠는가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조심스럽게 밝혔다.

롱아일랜드의 김모 목사는 “목회자라도 넓은 의미의 정치참여는 당연히 해야겠지만 직업정치인으로만 참여하지 않는다면 굳이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혀 다소 너그러운 태도를 보였다.

이에 대해 이명박후보뉴욕후원회에서 사무총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종명 목사는 “목사도 목회자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국민”이라며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하기 위해서는 목회자, 비목회자 구분 없이 정치참여가 필요하다”면서 “오히려 적극적인 정치활동을 펼치는 것이 애국하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뉴저지 파라무스에 거주하는 박모(52)씨는 “종교가 정치와 가까워지면 권력화할 수 있다는 건 어떤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하는 얘기”라며 “결국 성직자가 정치참여나 활동을 하더라도 인간 개개인에 내재된 순수성이 문제이지 않겠느냐”고 피력해 다소 원론적으로 접근했다.

한편 뉴저지의 한 원로목사는 “한국교회는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정치에 참여해 와 미국의 한인교회 목회자들도 영향을 받은 것 같다”면서 “다만 한국교회의 정치참여는 권력을 향한 질주가 아니라, 권력에서 소외된 이들을 향한 섬김의 활동이었을 때 바로 설 수 있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