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한인사회 내 대선후보 후원회 경쟁에 "우려" 목소리
상태바
북미 한인사회 내 대선후보 후원회 경쟁에 "우려" 목소리
  • 류수현 재외기자
  • 승인 2007.11.21 15: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뉴욕ㆍ뉴저지를 비롯한 북미지역의 각 후보별 후원회 활동이 가시화하면서 지나친 경쟁 분위기가 과열돼 자칫 동포사회 분열을 초래하지나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뉴욕ㆍ뉴저지에서 활동 중인 후원회 및 팬클럽은 이명박후보 나라사랑 뉴욕후원회(상임회장 김용걸)와 명박사랑(뉴욕대표 황일봉), 이명박후보 나라사랑뉴저지후원회(대표공동회장 류경우), 정동영후보 뉴욕후원회(공동회장 전성필ㆍ정상진ㆍ김성준) 등이 발족돼 활동 중이다.

또 조만간 이회창후보후원회와 문국현후보 지지모임도 발족할 채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활동을 멈추고 있지만 한국의 정치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활동을 재개할 수 있는 한나라당뉴욕후원회(회장 최재흥)를 비롯해 MB연대(회장 이해진), 뉴욕지구박근혜후원회(회장 이정공), 박사모뉴욕지부(지부장 김경애) 등도 한국의 정치 상황에 따라서는 언제든 움직일 태세다.

그러나 벌써부터 이명박후보 나라사랑 뉴저지후원회 등 일부 후원회가 내홍을 겪는 등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어 미주 동포사회의 지나친 정치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 뉴욕한인봉사센터 강석희 실장은 “한국의 대통령 선거철만 되면 각종 후원회와 팬클럽들이 생겨나는 게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 않느냐”면서 “한국의 정치보다는 미 정치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더욱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철우 한인공공정책위원회 회장도 “우리는 미국에 살고 있는 이민자로서 본국 지향적인 생각을 버리고, 미국에 굳건히 뿌리를 내리고 미국의 국민으로 살아가는 자세가 더 바람직스럽지 않겠느냐”며 “행여 한국의 3류 정치인들을 본받을까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반면에 이종명 이명박후보 나라사랑뉴욕후원회 사무총장은 “우리의 뿌리는 한국으로 뿌리를 통째로 무시하고 살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한국이 잘되기를 바라는 애국심에서 우리는 이후보가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다 생각에서 그의 당선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황일봉 명박사랑 뉴욕대표는 “후원회나 팬클럽 활동은 목적이 순수해야 한다”며 “마음을 비우지 않은 채 사욕을 부리는 것이 문제를 야기하거나 확대 재생산한다”고 다소 원론적으로 접근했다.

박윤용 한인권익신장위원회 회장은 “동포사회에서 한국 대선후보 후원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서 후보의 이념과 공약을 좆아 자생적으로 활동하는 데 대해서는 굳이 반대하지 않는다”며, “분명 대다수의 동포들은 한인 커뮤니티가 한국의 정치바람에 휩쓸리거나 이념적 성향 내지는 지지하는 사람이 다르다 하여 지나친 경쟁의식으로 인한 충돌이나 분열을 경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분위기에 따라 한인사회 내부에서는 한국의 정치에 지나치게 반응해 동포사회를 삐걱거리게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점차 힘을 얻고 있다.

뉴저지 너트리에 거주하는 박모(55) 씨는 "미주 한인사회의 한국대선후보 후원회는 이념이나 공약에 기초한 후원 활동이 아니라 거의가 지연, 학연 등 연고에 따른 후원회인 것 같다"고 지적하고 "재미한국인들이 한국의 참정권을 가질 날을 대비해서라도 이젠 이런 지역대립적인 활동은 지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플러싱거주 양모 씨는 "정치란 결국 권력을 쟁취하려는 목적을 최종적으로 삼고 있어 충돌이나 불협화음을 양산할 소지가 다분히 있다"며 한국에서 대선일이 다가오자 대립이 극렬해지는데, 우리 미주 한인사회에서는 대립 없이 이념과 정책에 기초한 합리적 후원 활동을 벌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