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비리 터진 LA 한인사회 표정
상태바
병역비리 터진 LA 한인사회 표정
  • 이현아 기자
  • 승인 2007.11.08 13: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못 믿을 영사관" 원망 속 동포사회 뒤숭숭

경기 위축, 국제적 망신 등 후폭풍 우려도

지난 2일 유학생 병역비리 파문이 불거진 이후 LA 동포사회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차라리 이번 기회에 물갈이하는 게 낫다” 소수에 불과한 병역 기피자들 때문에, 유학생 사회 전체가 의혹을 받고 있는 것에 분통을 터뜨린 현지의 한 유학생은 이렇게 일갈했다.

현지 언론은 사건 이후 현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입학 허가서와 재학증명서를 만드는 데 첫 해에는 5천500 달러, 이들해부터 2천500 달러씩이 든다고 소개했다. 물론 이들 증명서는 모두 위조된 것으로, 문서 위조라는 1차적 불법 행위가 이미 자행되고 있었던 셈이다.

이후 보도된 대로 이렇게 위조된 문서를 통해 병역 연기가 허가된 것으로 이 역시 해당 기관에 업무상 태만 등을 지적할 수 있는 문제다. 더욱이 관계 당국이 유학원 등과 결탁했다는 의혹을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어 현지 교민 사회를 더욱 허탈하게 만들고 있다.

동포사회는 “공관에 대한 국정감사 부실 운영이 문제가 아니겠냐”라며 “이번 국감 역시 업무보고의 형식으로 이루어졌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그는 "지난 3월 문제가 터졌을 때, 행정보조 직원 한 명을 해고하고는 이후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던데, 어떻게 이번 국감에서 아무런 문제도 생기지 않았던 것이냐”고 영사관 관리 소홀을 질타하기도 했다.

이런 한인동포사회의 눈초리에 현지 영사관은 좌불안석이다. 당초 유학생 병역비리 사건이 제보될 당시 한국에서 달아난 기소중지자 18명에게 여권을 발급했다는 의혹이 함께 제보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영사관의 입지가 더욱 난처해지는 분위기다.

한인사회 일각에서는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도 흘러나오고 있다. LA교민사회가 유학생 소비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어 이번 사건의 파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 때문이다.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한 한민은 “평소 공부보다는 몰려다니며 노는 데 정신이 팔린 유학생들을 보며 그 부모의 흉을 잡은 적도 많았는데, 막상 그 유학생들이 모두 빠져나간다고 생각하면, 당장 매상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아직까지 현지 유학생 중 병역 및 비자와 관련해 부정을 저지른 수가 얼마나 되는지 전체 규모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현지 생활정보지 등에 버젓이 실려 있는 허위 증명서 발급 광고 등을 통해 이러한 비리가 공공연히 저질러져 왔다는 사실로 볼 때 조사 수위에 따라서는 더 많은 수의 유학생들이 귀국길에 올라야 할 것으로 보인 있다. 또 이런 사실이 기정사실화 될 경우, 현지 교민사회는 뒤이을 국제적 망신까지 감당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릴 전망이다.

현지에서 20년이상 거주해 온 한 동포는 “SAT 대리시험에, 허위 비자 발급에, 영사관 직원까지 조직적으로 개입했으니 그 동안 어렵게 쌓아올린 한인 커뮤니티의 체면에 먹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여기서 끝난다면 다행이지만, 앞으로 이어질 비자협정 문제나, 유학이나 이민 관련 협상에서 이런 문제가 불리한 점으로 작용하지나 않을까 걱정”이라고 탄식했다.

한편, 병역비리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ㅇ유학원 대표는 지난 7일 미주 중앙일보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보도된 200명에 훨씬 못 미치는 20여 명의 문서를 발급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LA 지역내 한인들이 운영하는 학교 대부분은 유학 비자를 유지하기 위한 곳”이라며, “한인이 운영하는 학교와 합의 하에 증명서를 발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뉴욕 등 타지역에서의 추가 범죄 의혹에 대해서는 현지에 한국인이 운영하는 학교가 없다는 점을 들어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