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정착의 디딤돌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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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 정착의 디딤돌 되겠다"
  • 서나영 기자
  • 승인 2007.09.2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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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결혼이민자네트워크’결성 1돌 기념행사
▲ 몽골 출신의 자나르씨가 선배 결혼이민자로서 결혼생활의 어려움을 극복해가는 자신의 경험을 얘기하고 있다.

서울출입국사무소와 결혼이민자네트워크대표자회의는 지난 15일 양천구 신정2동 제자교회 공연장에서 몽골, 일본, 중국 등 700여명의 결혼이민자 가족이 모인 가운데 ‘서울지역 결혼이민자네트워크 결성 1주년 행사-I With U(Immigration With You)’를 개최했다.

최근 국제결혼과 동시에 늘고 있는 국제이혼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회원들이 나서서 타국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에게 도움을 주고 취업정보 교환과 함께 지역·국가별 모임을 정기적으로 갖는 등 한국사회 정착의 디딤돌 역할을 하고 있어 결혼이민자네트워크의 이번 1주년 행사는 더욱 의미가 크다.

파트리샤 결혼이민자네트워크 회장은 “우리 결혼이민자들은 수십년간 다른 문화권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힘든 점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적극적인 자세로 한국사회에 정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네트워크를 통해 많은 이민 여성들이 자원봉사 또는 취업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다”며 “사회봉사를 바탕으로 일을 하고 한국사회에서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특히 주목을 받은 것은 남편의 나라의 전통의상을 곱게 차려입고 나와, 선배 결혼이민자로서 결혼생활의 어려움을 극복해가는 자신의 경험담을 소개한 두 여성, 자나르씨와 이희숙씨였다.

"문화의 차이는 잦은 싸움으로 번져 서로를 힘들게 하기도 했지만, 차츰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남편을 이해하게 됐다"는 이희숙씨는 소위 못사는 나라 출신의 미등록외국인인 남편 르완씨와 어렵게 결혼하기까지의 과정을 털어놓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희숙씨는 “지금은 코시안으로 편견과 차별 속에 자라날 딸아이가 제일 걱정”이라며, "그냥 보통의 아이와 같이 자라주기를 바란다"고 소망했다.

남편과 딸 정은이와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있는 자나르(몽골)씨는 “국제결혼을 했다고 하면 달라지는 사람들의 시선과 행동 때문에 당황하고 힘든 적이 많았지만, 그때마다 감싸주던 신랑이 있어서 극복할 수 있었다”면서 “모든 결혼이민자들이 인생이라는 대학에서 결혼이라는 학과목을 잘 이수해서 행복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해 참석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이어 결혼이민자인 비나킴(필리핀)의 열창과 함께 한국전통무용인 장고춤, 중국 한화예술단 전통음악 연주 등으로 이날 행사는 그 열기가 더해갔으며 중국, 일본, 몽골, 필리핀, 우즈벡 등 국가별 장기자랑과 아이들 재롱잔치 등 다채로운 순서로 진행됐다.

한편 전체 결혼이민자의 30%에 달하는 3만1천여명이 거주하고 있는 서울지역 출입국관리사무소의 원형규 소장은 기념사를 통해 “결혼이민자네트워크의 꾸준한 확대를 위해 결혼이민자와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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