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들과 히스패닉 이민자들이 서로의 언어를 배우기에 한창이라고 월스트릿저널이 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LA 갤러리아마켓의 한인 매니저가 매일 아침 출근하는 히스패닉 종업원에게‘부에노스 디아스’라고 스페인어로 인사를 하면 종업원들은 이에 ‘안녕하세요’라고 한국말로 답하는 풍경을 묘사하며, 이들은 영어와 씨름하기에 앞서 서로의 언어 습득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같은 현상은 LA 한인타운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무엇보다 경제적 필요성에 따른 것이다.

LA의 많은 한인들은 영어를 꼭 필요로 하지 않는 소규모 사업체들을 운영하고 있고 종업원들은 대부분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히스패닉 이민자들로 구성돼 있어 이들 한인 업주들에게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것보다는 스페인어를 배우는 것이 급선무가 되고 있다.

또한 영어를 잘 구사하는 한인 업주들에게 조차도 스페인어를 배우는 것이 사업 확장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스페인어 대화를 배우는 한인들의 늘고 있으며 배우는데 어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자리를 얻기 위해 한국말 배우기에 관심을 갖는 히스패닉 주민들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스페인어를 배우려는 한인들의 열기가 고조되면서 스페인어 수업과정을 제공하는 한인 교회, 커뮤니티센터, 어학원 등이 증가 추세다.

신문은 90년대 이후 LA에 히스패닉 주민들이 급증하면서 부유한 한인들이 보금자리를 교외로 이전하는 등 한인타운을 많이 빠져나가기는 했지만 여전히 한인 커뮤니티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는 한인타운의 많은 식품점과 은행, 여행사 등에서는 한국어와 스페인어가 동시에 쓰인 표지를 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