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장 반론] "김의장 칸쿤 휴식, 다른 시각서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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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장 반론] "김의장 칸쿤 휴식, 다른 시각서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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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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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빙자 관광' 보도에 대한 김원기 의장측 반론
2005-03-08 오전 9:42:58

김원기 국회의장과 여여의원 등으로 구성된 멕시코 방문단이 현지 최대의 관광지 칸쿤 고급 호텔에서 사흘간 공식일정 없이 관광을 즐겨 빈축을 샀다는 <프레시안 designtimesp=2780> 7일 보도에 대해 김 의장을 현지 수행중인 김기만 공보수석이 반론을 보내왔기에 이를 게재한다.편집자주

"세계적 관광도시 둘러보는 휴식과 충전도 유익"

김기만 국회의장 공보수석 비서관입니다. 국회의장 일행의 멕시코 활동과 관련한 박정훈 님의 기고에 대해, 프레시안의 독자이기도 한 입장에서 의견을 밝힙니다.

국회의장 일행의 멕시코 방문 중 캔쿤 체류에 대한 기고를 잘 읽었습니다. 지적을 잘 수용하겠습니다. 그러나 현장에서 볼 때, 좀 다른 시각을 독자 여러분과 공유할 필요가 있어서 글을 올립니다.

먼저 김원기 국회의장과 의원단(5명) 및 경제협력단의 멕시코 및 미국 방문일정에서 캔쿤 방문이 포함된 것은 주로 일정관리의 불가피성과, 경호 문제, 그리고 방문국의 특수성 때문이었음을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멕시코 방문은 한인 이민 100주년을 맞아 4만 5천명 한인과 그 후손들을 격려하기 위한 뜻이 제일 컸습니다. 따라서 미리 정해진 행사기간에 방문하는 것이 당연했고, 2월 26일부터 3월 2일까지 멕시코 방문일정이 잡혔습니다.

다음으로 미국의 부시대통령 2기 체제출범과 함께 새로 구성된 상하원 지도자들을 만나 양국 관심사를 논의하기 위한 미국 방문을 추진한 결과 체니 부통령(상원의장 겸임), 하원의장 면담과 ‘한국의 밤’ 행사 등 주요 일정이 3월 6일-9일에 집중적으로 잡혔습니다.

결국 멕시코 일정의 끝과 미국 일정 시작의 사이에 항공기 이동시간을 빼고, 이틀 정도의 공간이 생겼던 것입니다. 상대방 일정이 우리가 원하는 대로만 잡힐 수 없다는 점은 이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의장실의 참모들은 현지 대사관과의 협의를 거쳐, 멕시코 공식일정을 끝낸 뒤 2박 3일간 캔쿤에 들렀다가 워싱턴으로 가는 일정을 짰습니다. 첫째는 5일간의 멕시코 공식일정이 워낙 빡빡해서 의장에게 휴식과 충전이 필요하다는 판단이었습니다. 둘째는 공식일정이 끝났는데도 멕시코시티에 머물러 있을 경우 상당수 멕시코 경호요원들이 계속 수고해야 한다는 부담을 덜어주는 게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러면 멕시코시티를 떠나 비공식 일정을 잡아야 했습니다. 더욱이 3월 5,6일은 주말이어서 미국에 일찍 도착해도 특별한 효과가 없다는 판단에서였습니다.

이에 더해 미국방문이 시기적으로나 상황으로 볼 때 워낙 중요하고, 의장의 연설만도 5차례나 있기 때문에 의장의 건강을 챙기고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도 작용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멕시코시티는 2,300미터의 고지대입니다. 전에 어떤 국회의장은 공식 방문을 했다가 첫날 쓰러져 바로 귀국하기도 했으며, 미당 서정주 시인이 이곳을 방문했다가 건겅이상을 일으켰던 사실도 웬만큼 알려져 있습니다.

69세의 김 의장은 매우 건강한 편이지만 작년 10월 동남아 4개국을 방문했을 때 지나치게 빡빡한 일정과 무더위 때문에 다소 건강을 상해 고생한 경험이 있습니다. 저희 참모들은 멕시코와 미국 방문을 준비하면서 고지대에서 건강을 지키는 문제에 신경을 써야 했습니다.

김 의장은 실제로 3월 1일 멕시코시티에서 과로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50대 초반의 한 의원은 고지에 적응하지 못해 하룻동안 일정을 취소하고 쉬었으며, 수행원과 경제협력단 중에서도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김 의장은 캔쿤에서의 2박3일 휴식을 통해 원기를 되찾았고, 캔쿤 도착 다음날인 3월 4일에는 하루종일 숙소에서 미국방문 면담자료와 연설원고를 검토했습니다.

‘외교빙자 관광’이라고 한달음에 비난하셨지만 좀 다른 시각으로 볼 필요도 있다고 봅니다. 저도 언론사 유럽특파원을 몇 년 했습니다만, 다른 외국에 취재갈 경우 일을 하는 사이사이에 짜투리 시간을 내서 관광도 하고, 때로는 운동도 했습니다. 해외 출장을 가는 회사 임직원들도 동일합니다. 국회의장과 방문단 일행이 열심히 일하면서 일정상 생긴 짜투리를 활용해 세계적인 계획관광도시를 둘러보며 뭔가를 느끼고 배우는 것이나 휴식을 통해 충전하는 것도 유익한 면이 있는 것입니다.

요즘은 공직자들도 외국방문시 관광이나 운동 초청을 받는 경우가 흔합니다. 상대방이 식사든, 관광이든, 운동이든 초청할 때 상황에 맞게 응해 국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지나친 교조적인 비판은 통쾌감을 줄지 몰라도 진정한 국익에 꼭 부합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말씀입니다.

더욱이 박정훈 님의 기고를 보니까 프로급의 취재력이신데, 그렇다면 의장 일행의 이번 멕시코 방문활동을 상세히 취재해서 보도해 보려는 의욕은 없으셨는지 묻고 싶습니다.

이민 100주년 기념식장에서 동포들을 포옹하고 눈물짓는 모습이나, 교민간담회에서 부끄러웠던 한국정치를 진심으로 사과하며 분발을 약속하는 모습도 보셨을 것 아닙니까? 하루에 여섯 개의 일정을 소화하는 강행군도 아셨을 것 아닙니까? 폭스 대통령 예방의 성과가 컸고, 바스케스 라냐 국가올림픽위원장 협의회(ANOC) 위원장을 만나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했던 노력이 현지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된 것도 보셨을 것 아닙니까?

또 동행한 국회의원들이 의원 외교사상 처음으로 1등석이 아닌 2등석과 이코노미를 이용했고, 공식수행원들이 호텔에서 2인1실을 썼으며, 경비절감을 위해 현지 행사규모를 줄이고, 의원들이 빈민가를 답사하는 등의 달라지려는 노력에는 왜 고개를 돌렸는지 묻고 싶습니다.

또 한 가지 아쉬움이 있습니다. 박 씨의 기사에는 반론권이 일절 고려되지 않았습니다. 현장에 정통한 분 같은데, 그렇다면 현장의 공보책임자인 저를 얼마든지 접촉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의장 측의 입장이 완전히 빠져있기 때문에 균형 잃은 일방적 기사가 되었다는 생각입니다.

잘 했다는 주장은 아닙니다. 지적의 요지는 겸허하게 받아들이고자 합니다. 그러나 국제화 시대에 우리도 경직된 사고에서 벗어나 조금은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는 말씀입니다.

17대 국회 김 의장과 참모들은 의원외교가 전처럼 실속이 빈약한 외유성(外遊性)으로 되어서는 안된다는 확실한 소신을 갖고 하나씩 개선해 나가고 있다는 것을 감히 말씀드립니다.

이미 지난 1월부터 의원 친선외교활동의 상세한 일정을 사전에 언론에 공개하고 있으며, 활동보고서도 공개하고 있습니다. 초선이 187명인 17대 국회에서 종전과 같은 비난받는 의원외교활동은 구조적으로도 존재하기 어렵게 되어 있습니다.

아직 부족하고 개선할 점이 많지만 더욱 노력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노파지심(老婆지심)의 지적과 비판은 당연하지만 한 번쯤 역지사지(易地思之)해 보고, 또 상대방의 입장을 균형있게 반영해 주려는 노력은 아량이 아니라 필수적인 조건입니다. 캔쿤에서 바닷물 한 번 손대보지 못하고 일만 하다 온 의장 비서도 여러 명이기 때문입니다.

비판을 거울삼아 더욱 자신을 살피면서 남은 일정 더 열심히 활동하고 돌아가겠습니다. 독자 여러분을 실망시키는 방문단이 되지 않도록 당당하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채찍과 함께 격려도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김기만/국회의장공보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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