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한인회 초대회장과 2, 3대 회장을 역임한 김용덕 전 한인회장이 지난 3월 21일 오전 10시경(현지시각) 향년 66세를 일기로 세상과 아쉬운 작별을 했다.
재캄보디아 한인회(회장 김현식)에서는 이날 故김용덕 회장의 장례를 한인회장(葬)으로 치르기로 결정했다. 다만, 유가족의 요청에 따라 장례를 현지방식으로 치르되, 한인회 사무실에는 별도 분향소를 마련해 교민 문상객들의 조문을 받기로 했다. 이날 오후부터 시작된 조문행사에는 황순정, 김문백, 박광복 회장 등 역대 한인회장들과 서병도 프놈펜 한인교회 목사 등 교민사회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헌화하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23일에는 한인회 주관으로 별도의 영결식을 갖기로 했다.
교민사회에서는 그를 ‘용(龍) 회장’으로 불렀으며 현 정부 실세들과 연이 닿기 위해서는 용 회장의 도움 없이는 힘들다는 말이 돌 정도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인물로 교민사회에 알려지기도 했다. 어려운 일이 발생할 때마다 교민들은 물론이고 상사주재원들과 공무원들까지 용 회장부터 먼저 찾을 정도였다. 그 동안 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놓인 교민들과 캄보디아 현지 주민들도 여러사람을 도왔다.
지난 1997년 한국인 21명이 목숨을 잃은 베트남 비행기 추락사고 당시 교민들로 구성된 자체사고 수습반을 조직, 40명이 10명씩 4개조를 편성해 사고당일부터 밤새워 현장에서 병원으로 시신을 운구하고 정리하며 염까지 하는 등 어려운 작업을 자청해 벌인 적도 있다. 이에 관한 〈연합뉴스〉발 미담기사는 지금도 검색이 가능하다.
태권도 공인 5단인 그는 90년대 초 캄보디아에 태권도를 보급하는데도 앞장섰다. 직접 캄보디아 태권도협회를 조직한 사실상의 일등공신으로 지난 1995년 캄보디아 태권도 협회가 세계태권도연맹(WTF)에 정식 가입하는데도 결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했다. 캄보디아에 아시안게임 최초 금메달을 안겨준 현 국가대표감독인 최용석 감독도 캄보디아에 처음 파견 당시 김용덕 회장의 도움이 없었다면 현지 정착이 거의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그의 갑작스런 사망소식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갑작스런 고인의 별세소식에 오랫동안 한인사회를 함께 이끌어 온 교민 1세대들 역시 애석한 마음을 금치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고혈압 등 지병 탓에 수년전 광산업 등 사업을 그만 둔 후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그가 공식석상에 마지막으로 나타난 것은 지난해 연말이다. 그는 당시 역대 한인회장들로 구성된 비대위 위원장을 맡아 선거잡음으로 어지러웠던 교민사회를 안정시키고 수습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당시 함께 비대위에 참여했던 박광복 제8대 한인회장은 고인은 우리 교민사회 역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매우 훌륭한 업적을 쌓은 분이라며 “최근 안색이 나빠 보여 몸 건강에 유의하라고 누누이 강조했는데 이렇게 황망하게 빨리 세상을 떠날 줄 몰랐다”며 고인의 죽음을 슬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