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도 세월호 참사 추모 집회 "가만히 있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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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도 세월호 참사 추모 집회 "가만히 있지 않겠다"
  • 심흥근 재외기자
  • 승인 2014.05.20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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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노소 400여명 참가,"Out Park Guen Hye!"구호, 보수단체 방해도

세월호 참사 추모 촛불집회가 18일(현지시간)미국 전역 50개주에서 동시에 열렸다.

한인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남가주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이날 오후 6시가 되자 남녀노소 약 400명의 동포들이 월셔가와 버몬 에비뉴의 지하철역 앞으로 속속 집결했다.

아기를 안고 온 아빠들과 유모차를 끌고 어린 자녀들의 손을 잡고 온 젊은 주부들, 그리고 초ㆍ중고 대학생들 그리고 나이 지긋한 어른들 등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참여했다. 이날 촛불집회는 포크송 노래 같이 부르기, 시 낭송, 자유발언, 국악 시나위 공연, 등의 차분한 문화행사 성격이었다.

미시 USA측에서는 안전을 위해 미리 LAPD 경찰국에 집회 취지를 알리고 경찰로부터 정식으로 집회허가를 받았다. 현장에는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 보호를 위해 여러 대의 순찰차가 대기하면서 제복을 입은 경찰과 사복형사들이 거칠게 집회를 반대하는 보수단체 측의 동향을 카메라에 담는 등 현장을 예의주시했다.

이날 집회는 주도하는 사람들이 따로 없었다. 뉴욕타임즈와 워싱턴포스트에 '세월호 사태 진실규명을 바란다'며 자발적 광고를 낸 온라인 커뮤니티 '미시 USA'측이 사회자로 나서 행사를 리드했다.

이들은 "어느 단체도 그 어느 누구도 촛불집회에 나오라고 강요하지 않았다. 동포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것이다. 진실이 밝혀지고 정의가 바로 세워지기를 간절히 염원하는 마음들이 촛불을 든 것이다"며 "OUT" (퇴진)을 외쳤다.

강아지를 안고 나온 예비 신혼부부, 갓난아기를 배 앞에 묶고 나온 30대 아빠, 주일 예배를 마치고 온 목사님 등 집회에 참가한 동포들은 각양각색이었다.

엄마 손을 잡고 집회에 따라온 것으로 보이는 한 초등학생은 수학 혹은 미술숙제가 밀렸는지 크레용과 하일라이트 천연색 연필, 그리고  노트를 제 안방처럼 길바닥에 펴놓고 천연덕스럽게 그림을 그리면서 엄마를 비롯한 형제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표정이었다.

자기 개성대로 멋을 낸 '제임스 딘'머리 스타일의 고슴도치 상고머리의 고교생, JTBC 특파원 등 각 언론사 기자들이 눈에 띄었다. 이날은 특이하게도 우는 아이나 짜증내는 꼬마들이 하나도 없었다.

현지언론과 신문에 미리 광고를 통해 알린 이날 집회의 예정 시각과 장소는 오후 6시 LA총영사관. 이날 집회는 분향과 추모메시지 쓰기, 노란 리본 묶기, 그리고 전체 묵념과 침묵 가두행진 등으로 정했으나 '재향군인회', '자국본' 등 보수 관변단체 측에서 미리 장소를 선점해 이들의 집회를 방해했다.

이들은 집회 참가자들을 가로 막으며 "반국가적행위 강력 규탄한다", "국가원수 비방말라", "정치선동 척결하자" 등을 외치며 분향과 묵념을 차단했다. 소란이 일자 LAPD경찰은 보수단체 측에 흥분을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몇몇 보수 인사들은 오히려 총영사관 앞이라는 점을 빌미로 더욱 거칠게 목청을 높였다.

외교적 마찰을 염려한 듯 경찰들도 더 이상 경고방송은 하지 않고 지켜보기만 했다. 하지만 사복형사들은 보수단체 인사들의 행동을 일일이 카메라로 담으며 예의주시했다.

이처럼 상황이 여의치 않자 추모집회에 나온 한인들은 6시 15분경 총영사관 앞 행사를 포기하고 길 건너 윌셔와 버몬 전철역으로 이동했다. 전철역 촛불집회는 원래 7시로 예정됐었다.

참석자들은 "아이들을 전부 다 수장시킨 무능함을 드러내면서도 내 탓이 아닌 남의 탓으로 돌리는 무책임한 박근혜 정권을 규탄한다"며 "대통령에서 물러나라", "Out Out Out Park Guen Hye!"를 외치며 집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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