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드림은 존재하는가?”
상태바
“차이나드림은 존재하는가?”
  • 오재범 기자
  • 승인 2011.06.02 16: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실황중계] 세계한상포럼 8탄 - 재중국한국인회 정효권 회장

5월 18일 전남대학교 경영대학에서 열린 세계한상포럼 8번째 이야기에서는 정효권 재중국한국인회 회장이 ‘차이나드림은 존재하는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정효권 재중국한국인회 회장이 이렇게 말을 빨리 하는 것을 처음 봤다. 1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에 학생들에게 해줄 이야기가 많았던 탓일까. 중국에 건너간지 10년만에 성공한 한상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 정회장의 중국이야기가 518 민주항쟁이 일어났던 광주광역시 전남대학교에서 지난 5월18일 펼쳐졌다.

중국인 같던 한국인 지금의 그를 만들어

강연을 하고 있는 정효권 회장
지난 2000년 정 회장은 중국 진출지역을 모색하기 위해 중국 내륙 여러지역을 다니던 시절이었다. 어느날은 사천성쪽으로 가는 비행기를 탔는데 옆자리에 얼굴이 검게 탄 중국인이 있었다고 한다.

그가 무료함을 달래려고 가지고간 책을 펴든 순간 옆자리의 중국인이 한국말로 “한국인이세요?”라고 물었다. 둘다 한국인 이었지만, 워낙 현지인들과 모습이 똑같아 서로 중국인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대화 끝에 그 한국인이 사천성에서도 가장 외지에서 소와 돼지를 400여 마리를 키우고 있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곳은 워낙 환경이 거칠어 중국사람도 살기 힘든 곳이라 정회장이 “애들은 어떻게 키웁니까?”라고 물었더니 그 사람은 빙그레 웃으며 “애들은 중국학교에 다니면서 잘 적응하고 있다”고 답을 했다고. 정 회장은 그 순간 어디에서 한 대 맞은 듯 머리가 멍해졌다.

“저는 그분에게 대단한 사람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렇게 힘든 곳에서 돼지를 키우고, 소를 키우는데 내가 못할게 뭐가 있겠느냐?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창기에 내가 그분을 만난 것 자체가 큰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차이나 드림은 있다.

“저는 한국에 있었으면 아주 평범한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2000년에 중국에 진출해 10년만에 이정도 성장했다는 것이 스스로 대견합니다. 실제 저는 한국 대우그룹과 대한생명에서 12년 정도 직장생활 하다가 사업을 하기 위해 중국에 건너갔습니다.”

현재 정회장의 회사는 리커 의료기계, 효승 일화, 리커과기 등으로 가정용 의료기, 비누, 샴푸, 화장품, 공기청정기 등을 만들고 수입하는 회사다. 그의 회사는 중국 전역에 1200여 대리점을 가지고 있고, 가정용의료기기는 중국 내수시장 1위다. 현재 연매출은 1400억원 정도라고.

“처음 중국에 갈 때 자금은 50만 달러 정도였습니다. 일반 기업에 비하면 작은 돈입니다. 그래서 저는 프랜차이즈 사업가를 모집해 청도시내에 2대의 성공하는 대리점을 만들겠다고 먼저 결심했습니다.”

정회장이 알던 중국인 2명을 설득해 각각 5천만원을 투자해서 처음 대리점을 열도록 만들었다. 남이 하는 사업이지만 정회장은 이 대리점들을 성공시키기 위해 밤잠을 자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노력했다.

공들인 대리점은 물건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그 소문이 중국전역에 퍼지기 시작했다. 사업시작 1년 뒤 사스가 발생해 운영하는 사업이 어려워 철수하려는 순간 중국전역에서 100여개의 대리점을 만들겠다는 연락이 본사로 걸려왔다. 절망 속에서 희망이 생긴 것이다. 정회장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그것을 계속 관리를 열심히 하니 1,200여 대리점 순식간에 4배로 늘어나 성장했다.

△ 중국인을 알아야 성공한다.

이날 정회장은 중국인의 특성을 한두마디로 말하기 어렵다고 하면서 몇몇 사례를 들었다.

“제가 아는 중국인은 항상 분명하지 않는 태도를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집 중국인 기사이야기입니다. 저는 기사에게 '이 길이 우리 회사로 가는 길인가?'묻자 '아마 맞을 겁니다'라고 대답합니다. 그는 아마 죽어도 100% 맞다는 말을 안합니다. 그 기사는 수년째 같은 길을 매일 아침 운전하고 있습니다.”

“사업할 때 중국사람이 ‘내일보자’고 말하면 그 사람과 관계가 끝난 것이 대부분인데. 한국사람은 진짜로 내일 연락합니다. 중국인에게 물건을 팔 때는 확신을 줄 수 있는 무언가를 줘야 합니다.”

“대부분의 중국인은 철저한 배타적 국수주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자기나라 위주로 생각합니다. 또한 농경민족의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허풍도 있습니다.”

정 회장은 이런 문화적 특징들을 고려해 지금 운영하는 회사의 마케팅 방향을 잡는다. 문화를 사업에 접목시킨 것이다.

“중국은 세계경제 2위로 지금도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으며, 금융, 부동산 등도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저는 도전하는 정신, 할 수 있다는 강한 집념을 가지고 ‘하면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날 정회장은 중국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설명했다. 물론 재중국한국인회가 중국에서 한국인들을 위해서 하는 일도 곁들였다.

“최근 중국에서 자리잡은 한인기업인이 많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세무서의 표적이 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중국 내륙개발이 계속될 것입니다. 기회가 아직도 많습니다. 철저히 준비하고 노력한다면 좋은 결실을 맺을 것입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