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은 60년대의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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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은 60년대의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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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3.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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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최경운 기자]이옥련 (李玉蓮) 한국카자흐스탄친선협회 회장이 12일부터 12월 1일까지 경복궁 안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카자흐스탄 고려인들의 생활상을 담은 사진전을 갖는다.
지난 93년 발족한 한국카자흐스탄협회 창립 10년째를 기념하기 위해서다.

10년째 협회를 이끌고 있는 이 회장은 작년 카자흐스탄에서 고려인 강제이주 기념식을 가지면서 본격적으로 사진전을 준비해 왔다고 한다. 사진전 개막식에는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직접 참석할 예정이다.

“작년 고려인들이 사할린에서 강제이주 당한 지 65주년을 기념해 이들이 최초로 내버려진 우슈토베의 땅굴에 한글로 된 기념비를 세웠어요. 한국어를 잊지 않고 현지에서 주변인에 머물지 않고 동화돼 살아가는 그들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10년간 모아온 100여점의 사진으로 고려인들의 이주사를 되돌아보고 싶습니다.”

이 회장이 카자흐스탄과 인연을 맺게 된 건 지난 92년 모스크바대학 한국어센터 개설에 참여하면서부터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현지의 고려인들을 만나게 된 이 회장은 “그간 먼 남의 나라의 사람들로만 생각했던 그들이 한국어를 잊지 않고 있는 걸 보면서 감명 받았다”고 말했다.

“여러 나라를 돌아봤지만 카자흐스탄이 가장 가슴에 와 닿았어요. 우리나라처럼 봄과 가을이 있고, 온순한 현지인들의 성품이며 농촌 모습이 우리와 너무 비슷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고려인에 대한 현지인의 차별이 거의 없고 서로 어울려 사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습니다.”

이 회장은 “강제이주의 아픈 역사를 갖고 있지만, 한국어를 구사할 줄 아는 카자흐스탄 11여만명의 고려인들이 이제는 우리와 친구로서 우호협력 관계를 다져갈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 최경운기자 codel@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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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11/1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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