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하병옥 민단 새 단장에게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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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하병옥 민단 새 단장에게 바란다
  • 재외동포신문
  • 승인 2006.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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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사회의 대표적 조직인 민단의 제 45대 중앙단장에 하병옥 고문이 당선됐다.
먼저 하 당선자에게 축하를 드린다. 하 당선자는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많은 표차로 당선되었다. 이것은 재일동포들이 하 당선자에게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사실의 반증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것은 재일동포사회가 직면한 위기를 반영하는 것일 수도 있다. 위기일수록 보다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 당선자가 선거에서 내건 공약은 크게 △조직의 개혁·강화와 자립운영 △재일동포사회의 화합 △지방참정권의 획득 △고령자 복지개호대책 △민족교육의 발전 △한일 우호친선의 강화 등 6가지였다. 구구절절이 재일동포사회의 여망과 민단이 처한 현실을 반영한 공약들이다.

재일동포사회가 처한 위기에 대한 대응책 마련과 관련해서는 이 가운데 재일동포사회의 화합과 민족교육의 활성화 문제가 대단히 중요하다.

주지하듯이 민단과 총련은 50년 이상을 서로 반목해왔다. 물론 재일 동포사회가 분열된 가장 큰 이유는 냉전이라는 세계사적 조류와 남과 북의 이데올로기적 대립에 있었다. 이제 세계사적으로 냉전은 해소됐고 6.15 남북공동선언을 기점으로 남북화해의 분위기도 무르익었다. 그러나 이러한 남북 모국에서의 화해 움직임이 민단과 총련 중앙의 화해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 까닭은 상호간에 뿌리 깊은 불신과 조직이기주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현시점에서 동포사회 양대조직의 화합은 상호 신뢰의 구축으로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두 조직은 우토로 문제나 에다가와 조선학교 문제, 구마모토 조선회관에 대한 세금감면이 부당하다는 일본 고등법원의 판결 등 재일동포사회의 현안에 공동으로 대처하는 노력을 통해 상호간의 신뢰를 조금씩이라도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

또한 재일동포사회의 민족교육문제는 무너져가는 조선학교를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의 문제다. 조선학교 문제는 총련이나 총련계 동포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민족교육에 관심을 갖는 모든 동포들의 문제이다. 총련은 조선학교 문제의 해결을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민단의 협조를 구해야 한다.

조선학교를 모든 동포들의 학교로 거듭나도록 이데올로기 편중 교육에서 해방시킬 필요도 있다. 민단 또한 군사 독재정권에 협력하여 조선학교를 파괴하기 위해 앞장섰던 과거에 대해 그 잘못을 반성하고 조선학교를 살리기 위해 총련과 힘을 합쳐 노력해야 할 것이다. 현재 일본에서 민족교육을 받은 민족의 후세들을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는 현실적으로 조선학교 밖에 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 민단이 하병옥 당선자를 중심으로 진정한 재일동포사회의 구심체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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