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무비자 입국 허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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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무비자 입국 허용하라
  • 미주한국일보
  • 승인 2005.08.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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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미국인들은 한국인과 미국간의 가장 큰 문제가 북핵이 아니라 비자 면제 협정이 체결되지 않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알면 놀란다. 비자 면제 협정은 가입 국가 국민들로 하여금 비자를 받지 않고 입국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한국은 현행 법규상 비이민자 비자 거부율이 3%를 넘어서는 안된다는 현행 조항 때문에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현재 한국인의 미 입국 비자 거부율은 4%를 조금 밑돈다. 한국이 이 협정에 가입돼 있지 않기 때문에 관광이나 여행 목적으로 미국에 오려는 사람들은 복잡하고 짜증나는 절차를 밟아야 하며 이것이 반미 감정을 고조시키는 원인의 하나가 되고 있다.

특정 국가가 비자 면제 협정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자동적으로 비자가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한미 양국의 공동 이익을 위하여 부시 행정부는 한국이 요건을 충족하는 즉시 비자 면제국으로 지정하기 위한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2001년 9/11 사태 이후 미국은 국경을 지키면서 불만에 찬 비자 신청자를 달래야 하는 두 가지 책무를 떠맡게 됐다. 한국이 비자 면제국이 아니기 때문에 까다로운 발급 절차로 미국에 오려는 한국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은 서울에 있는 미국 영사관에 가 돈을 내고 인터뷰를 받아야 하며 2004년 8월 이후부터는 지문까지 찍어야 한다.

이로 인해 서울의 미 영사관은 세계 최대 비이민 비자 처리 사무소가 됐으며 하루에 2,000건의 비자 심사를 하고 있다. 복잡한 비자 심사 절차는 굳건한 한미 동맹과 통상 관계와 대조를 이룬다. 한국은 현재 영국 다음으로 많은 3,600명의 군대를 이라크에 파병하고 있으며 미국의 일곱 번째 무역 파트너로 2004년 교역 규모가 700억 달러가 넘는다.

9/11 사태 이후 필요할 지는 모르지만 까다로운 비자 심사로 한국인들은 미국으로 향한 발길을 돌리고 있다. 2004년 한국인 해외 여행객 수는 전년에 비해 24% 증가했지만 미국 방문자 수는 오히려 5% 줄어들었다. 비이민 비자를 신청하는 사람 수도 2003년 42만에서 2004년 36만으로 감소했다.

미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짜증스런 비자 발급으로 인해 반미 감정은 악화되고 있다. 미국 대학에 강연하기 위해 초대받은 한국 국회의원의 비자가 거부된 일도 있다. 이런 일들은 미국이 한국인을 무시하고 있다는 잘못된 선입관을 강화시킬 뿐이다. 역사적 라이벌인 일본은 무비자 입국의 혜택을 받고 있다는 점도 사태를 나쁘게 만들고 있다.

무비자 협정에 가입한 27개 국민은 비자 없이 미국에 와 90일까지 체류할 수 있다. 비자를 요구하지 않음으로써 여행과 상업적 교류가 활발해지고 영사관 업무를 덜어주는 이점이 있다.

무비자 협정 요건은 ▲상대국도 미국민에 대해 동일한 조치를 취하고 ▲비이민 비자 거부율이 3%를 넘지 않으며 ▲상대국이 기계 판독이 가능한 여권을 발부하고 ▲미국의 안보를 해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주한 미 상공회의소도 까다로운 비자 발급 때문에 미국의 관광 수입과 경제 교류가 타격을 받고 있다고 밝혔고 주한 미 대사관과 한국 정부도 이 문제 해결을 위해 2004년 이후 수 차례 회담을 가진바 있다.

무비자 방문이 빠른 시일 내 실현되기 위해서는 주한 미 대사관은 비자 발급 거부율을 낮추는 방안을 연구하고 한국이 모든 요건을 충족시키는 대로 비자를 면제할 것을 약속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국은 2004년 12월부터 자격 있는 한국 비즈니스맨들에게 무비자 방문을 허용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에 한국과의 교역 기회를 빼앗기고 반미감정을 부추기지 않으려면 가능한 한 조속히 무비자 협정이 체결돼야 한다고 본다.

발비나 황
헤리티지 재단
선임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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