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단상] '남해 금산' 이성복
상태바
[시와 단상] '남해 금산' 이성복
  • 윤희경 시인
  • 승인 2016.08.24 09: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해 금산 


이성복

한 여자 돌 속에 묻혀 있었네
그 여자 사랑에 나도 돌 속에 들어갔네
어느 여름 비 많이 오고
그 여자 울면서 돌 속에서 떠나갔네
떠나가는 그 여자 해와 달이 끌어 주었네
남해 금산 푸른 하늘가에 나 혼자 있네
남해 금산 푸른 바닷물 속에 나 혼자 잠기네 
 
 
 
사랑은 질긴 무명 같았으나 가슴 벽을 깨고 들어갔어야 하는 것. 영원이 함께 하며 한 몸 되어 그림이 되고 시가 되자는, 사랑도 일이라 방벽이 되고 천장이 되어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한 곳만 바라보는 것.
 
함께 바라보던 풍경들 두루마기로 말아 간직하자고 했지, 몸 어딘가에 남기고 싶다고 했어, 그러나 예기치 않는 태풍에 종잇장 같은 서약 흘러가버렸네. 깊을수록, 눈이 멀수록 흐르고 흘러 강물이 되고 바다가 아니 될 수 없었나봐. 떠나가는 그니 먼 길 헤매겠으나, 보내는 이 혼자이게 마련이다.
 
이별도 사랑이라, 바닷가에 혼자 잠긴 이 푸지게 고왔을 것이다. 떠난 이 보고픈 남해 금산 몹시도 아름다웠을 것이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