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60년 만에 올림픽 태권도 출전권 획득
상태바
캄보디아, 60년 만에 올림픽 태권도 출전권 획득
  • 박정연 재외기자
  • 승인 2016.05.16 13: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용석 태권도 국가대표팀 감독 ‘일등공신’

▲ 지난 4월 28일 프놈펜 부영 태권도체육관에서 열린 태권도용품 기증식 장면.

“우리 교민 여러분들의 성원과 관심이 없었더라면 절대로 불가능했을 일입니다.”
캄보디아 태권도 국가대표팀 최용석 감독(국기원 소속)이 리오올림픽을 앞두고 지난 5월 6일 한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에 그동안 성원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교민사회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캄보디아는 남미국가에서 처음 열리는 이번 올림픽에 ‘첫 자력 출전’이란 큰 역사적인 성과를 달성한 바 있다. 이 나라의 상징인 앙코르와트 그림이 그려진 국기를 달고 첫 출전한 지 무려 60년만의 개가다.

올림픽 태권도 출전권을 딴 손 시메브이 선수를 길러낸 감독은 한국인 최용석 감독(49)이다. 그는 이미 이 나라 스포츠계 스타 감독이다. 아시안게임 출전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따는데 그가 아니었으면 해내지 못했을 일이라고 현지 체육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귀국하던 날 프놈펜 국제공항은 최 감독과 시브메이 선수를 마중 나온 인파로 북새통을 이룬 적이 있다. 이날 밤 시내 중심가까지 카퍼레이드가 펼쳐졌고, 훈센총리와 정부고위관리들은 평화궁전에서 늦은 밤까지 이들을 환영해주었다.

불모지나 다름없던 캄보디아에서 태권도를 가르치기 시작한 지 15년 만에 일구어낸 최대 성과였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최 감독에게 있어서 그간 쏟은 노력에 대한 보상이자 땀의 댓가였다. 하지만, 그 후유증도 만만치 않았다. 성적에 대한 압박이 부담감으로 다가왔다. 국민들의 태권도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 만큼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을 거두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한동안 시달렸다.

금메달을 딴 시브메이 선수 역시 마찬가지였다. 몰려드는 각종 광고 제의에 마음을 못 잡고 훈련에도 집중하지 못했다. 훈련을 제대로 하지 않은 탓에 그 이듬해 열린 국제대회에서는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지난 해 싱가폴에서 열린 동남아대회(SEA games)는 출전조차 하지 못했다. 대회를 앞두고 갑자기 출전자격 체급이 조정되는 바람에 감량을 하지 않는 한 대회출전 자체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 대회는 출전을 포기해야만 했다. 무리한 감량을 시도할 시 자칫 선수생명에도 지장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었다.

이후 선수가 깊은 슬럼프에 빠지거나 경기 감각을 잃지 않을까 내심 초조하고 걱정했지만, 그래도 시브메이 선수가 마음을 다잡고 최 감독을 잘 믿고 따라주었다. 광고 제의부터 각종 행사에 불려 다니는 일도 최대한 고사하며 오직 훈련에만 전념했다. 그리고 그 땀과 노력의 결실은 결과로 나타났다. 4월 16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올림픽예선 출전자격 선수권대회에서 홈그라운드 잇점을 갖고 출전한 필리핀 선수를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무려 60년 만에 대망의 올림픽 출전권을 따 낸 것이다. 이번 역시 현지 언론들은 대서특필했고, 국제공항은 최 감독과 시브메이 선수를 축하하기 위해 온 각부 장관들과 환영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후 지난 4월 28일 수도 프놈펜 소재 부영 태권도 전용체육관에서 태권도용품 기증식이 있었다. 김원진 주캄보디아 대사와 교육부 헹 추온 나론 장관도 참석했다. 국기원(원장 정만순)에서 2700만원 상당의 대회용 전자호구장비를 기증했으며,  세계태권도평화재단(이사장 이중근)도 1만불 상당 태권도 훈련용품을 대표팀에 전달했다.

헹 추온 나론 교육부장관은 이날 연설을 통해 “캄보디아가 60년 만에 첫 올림픽 출전의 개가를 거둔 것은 최용석 감독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정부와 국기원을 비롯한 태권도 단체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것” 이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한편, 최 감독의 지도를 받고 있는 시브메이 선수는 대회개막 보름 전까지 신성대학교를 비롯한 국내 태권도 훈련시설에서 전지훈련을 마친 뒤 곧바로 브라질 리오행 비행기로 갈아 탈 예정이다.

캄보디아 올림픽 체육위원회(NOC)는 최근 시브메이 선수를 개회식 날 캄보디아 기수로 임명했다고 현지 언론에 발표했다. 캄보디아 올핌픽 국가대표팀은 자력 출전권을 획득한 손 시브메이 선수 외에도 IOC 규정에 따른 지역 국가 배분에 따라 육상과 수영종목에 일부 선수들이 참가할 예정이다.

최 감독은 “메달 가능성은 어느 정도 있다. 만약 시브메이 선수가 메달을 따준다면 불모의 땅이나 다름없던 캄보디아에 우리 국기 태권도가 한 번 더 도약을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올림픽 출전사상 첫 메달 획득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제 70여일 앞으로 다가 온 브라질 리오올림픽, 최 감독이 이끄는 캄보디아 태권도 팀이 인천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에 이어 이번 올림픽에서도 또 다른 기적을 만들어낼지 캄보디아 국민들의 관심이 벌써부터 쏠리기 시작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