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은 주변국의 관계를 잘 이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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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은 주변국의 관계를 잘 이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 김민혜 기자
  • 승인 2015.10.2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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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세계한인정치인포럼, 윤덕민 외교원장 ‘한반도통일과 글로벌 한인 네트워크’ 강연
▲ 제4차 세계한인정치인포럼 (사진=김영기 기자)

  10월 21부터 23일까지 3일간, 서울 코리아나 호텔에서는 제4차 세계한인정치인포럼이 열렸다. 

  각국에서 활동하는 한인 정치인들이 활발한 교류의 장을 여는 가운데, 22일에는 오전과 오후로 나눠 두 가지 주제로 포럼이 진행되었다. 오전에는 윤덕민 외교부 국립 외교원장이 ‘한반도 통일과 글로벌 한인 네트워크’를 주제로 포럼을 진행했다. 

  윤 원장은 “세계는 세 가지 태풍을 거쳐 왔다”는 말로 발언을 시작했다. 19세기 절대 왕조시대, 20세기 강대국 힘의 논리가 지배하던 시대, 그리고 21세기 국경을 초월한 지구촌 시대를 의미한다. 그리고 이 세 가지 현상은 지금도 우리나라를 둘러싼 주변국들의 모습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발표를 이어나갔다.

  첫 번째, 절대왕정 시대와 유사한 형태를 보이는 국가로는 북한을 꼽았다. 대물림되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는 김정은은 40여 년 간 최고 권력자를 보필하며 김일성 일가의 총 집사 역할을 해왔던 장성택을 처형했다. 김정남을 견제하기 위함으로 추측되지만 북한 측이 공개한 이유는 ‘불손한 태도를 취했다’는 것이었다. 윤덕민 외교원장은 군사력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북한의 태도는 19세기 절대왕정 국가와 유사한 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는 중국이다. New Normal(뉴 노말-저성장, 저물가, 저금리)시대를 맞은 중국은 나라 밖으로 관심의 영역을 넓히고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고 있다. 냉전시대의 국가들이 이념을 가운데 두고 전쟁을 벌였다면, 지금은 경제적 이권을 두고 경쟁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완전한 대립관계는 아니라는 것이다. 미·중 사이에는 상호 의존과 견제를 동시에 하는 ‘신형대국관계’가 형성되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중국과 미국 모두 우리나라와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통일을 위한 외교 자산으로 양국의 관계를 이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 윤 외교원장의 견해다.

  마지막으로 살펴본 국가는 일본이다. 일본은 조선을 수차례 침략했으나 청·일 전쟁에서 승리하고도 조선을 속국으로 만들지는 못했다. 주변국들의 목소리 때문이었다. 그러나 러·일 전쟁에서까지 승리하자 상황은 달라졌다. 윤덕민 외교원장은 ‘일본이 위기상황을 메이지유신으로 극복했듯, 당시에 조선이 국가 간 ‘세력균형’을 잘 이용했다면 다른 상황을 맞이하지 않았을까’하는 의문을 제기했다.

  21세기에 들어서며 세계화라는 또 한 번의 거대한 패러다임 변화가 일어났다. 이를 통해 시·공간적 제약이 사라지고 국경 개념 역시 희박해졌다. 현재는 10억 명 정도의 인구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지만 3~4년 내에 50억 명으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한다. 윤 원장은 이 시점에서 우리가 갖춰야 할 경쟁력은 바로 정보통신기술을 잘 활용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는 것이라며 “단순하게 GDP를 높이는 것 보다는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프레임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한 시점” 이라고 강조했다.

  강연을 마친 후 가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통일에 대한 정치적 결단을 내리기에는 남측 주민들이 부담을 느낄 수도 있을텐데, 정부는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이에 윤덕민 외교원장은 “사실상 민족의식이 낮아지고 있어서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통일 문제에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통일 이후의 장점을 강조하는 쪽으로 유도하고 있다. 통일을 하게 되면 활발한 투자 유치가 이루어지면서 ‘다이나믹 코리아’ 가 가능해진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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