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 허리에 지뢰 100만개 토끼 모양새로 생긴 한반도 토끼가 허리가 아파 웁니다 너무나 너무나 아파 울고 또 웁니다/ 토끼 허리 한 복판에 박혀있는 지뢰 1백여 만 개, 핏줄이 터져 상처 투성이 너무 아파 눈물을 흘립니다 / 보다 보다 못해 세계평화 옹호가들이 나섰습니다 토끼 허리에 박혀있는 그 지뢰들 어떻게든 빼내어 주자고/ 한 데, 우리 주인은 결사 반대 남침저지 전쟁억제 위해 제 몸에 박혀있는 이 지뢰 1백여만 개 필수 불가결이라고/ 미국 코큰 아저씨 또한 말합니다 한국에 나가있는 그네 젊은이들 그 ‘귀한 생명’ 보호위해 한반도만은 지뢰가 필요하다고 / 참으로 야속하고 또 야속합니다 이 아픔 몰라주는 주인의 냉혹함 그리고 또 원망스럽습니다 이에 맞장구치는 미국 코큰 아저씨/ 주인은 저를 달랩니다 5, 6년만 더 참으라고 미국 코큰 아저씨 또 이를 거듭니다 그 때 가서 빼내어 주겠다고/ 허나, 지금 너무나 허리가 아픕니다 그래서 전 세계 인도/평화주의에게 간절히 간절히 호소합니다 이 참에 어떻게든 빼내어 달라고/ 하루에도 전 세계적으로 시도 때도 없이 수십 수백명 씩 생명 앗아가는 땅속에 묻혀 보이지 않는 살인마/ 우리 주인은 주장합니다 한반도 지뢰밭엔 민간인 접근 어려워 외국 같은 사상(死傷) 우려 없다고 평화운동가들을 웃기는 망발 / 이 살인마 하나 없애는데 몇 달 몇 년씩 소요(所要) 1백만개를 완전 제거하려면 몇 백년이 걸릴찌도 모른다는데/ 5, 6년 후 그때 가선 늦습니다 그 안에 어떤 방식이든 통일되면 국토 한 복판에 즐펀히 깔려있는 그 무진장의 지뢰 어쩔겁니까? / 우리 주인의 근시안 안타깝습니다 세계평화운동에서 이탈 혼자 외톨뱅이 되어 도대체 어쩌자는 겁니까? / 정치/군사/외교 모든 측면 고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세계 지뢰 제거 협약에 가입 그것만이 최선의 길인데/ 12월 ‘오타와 협약’ 비준하면 세계 만방에 평화의지 과시 북에는 무거운 심리적 압박 일석이조 일텐데~ / 작년 큰 홍수 때 휴전선 일대 지뢰 밭에서 헤아릴 수 없는 지뢰가 물결에 쓸려 내려가 남쪽서 큰 야단법석을 떨었지요/ 땅 속에 박힌 쇠파이프 하나 민족정기를 끓는다는 풍수지리설 국토 심장부에 박힌 지뢰 1백여만 개 민족얼 민족혼 다 끓고 있지요/ 토끼가 허리가 아파 웁니다 너무나 너무나 아파 울고 또 웁니다 울면서 울면서 피눈물을 흘립니다 / <장동만: E-랜서 칼럼니스트> <조선일보 (뉴욕판) 1997년10월22일자> Http://kr.blog.yahoo.com/dongman1936 저서: ‘조국이여 하늘이여” & “아, 멋진 새 한국” P.S. 한국의 합동 참모 본부는 얼마 전, “2006년도 지뢰 제거 작전”이 지난 3월 중순부터 시작되어 금년 12월 초순까지 작업이 계속된다고 발표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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