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까마귀 둥지(14)
icon 까마귀
icon 2006-01-09 02:2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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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서방 못간 까마귀입니다. 우선 새해 인사부터 드립니다. 여러분, 새해에 복 많이 많이 받으시고 모두 서방가시길 바랍니다.

자, 그럼 지금부터 나의 연설을 시작합니다.

시집가고 싶은 여성동무들, 오늘의 여러분들은 활짝 핀 봄날의 할미꽃 같습니다. 여러분들에게 장가가고 싶은 마음은,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변함이 없습니다. 여러분들의 자유와 권리를 존중합니다. 여러분들의---- 머리부터 발바닥까지---- 모든 걸 존중합니다. 그러나, 여기서 정중히 부탁하는 바이지만, 한국으로 시집가지 마십시오.

한국으로 시집가지 말고 나에게 시집오십시오..^^

남자는 그래도 나와 같은 고향의 남자가 제일 좋습니다. 여러분들이 많이 현실적이고 돈을 중이 여기는 걸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린 애가 아닙니다. 여러분들이 왜 한국으로 시집가려고 하는지 이해가 갑니다. 여러분들처럼 잘 살고 싶은 마음은 우리 남자들도 못지 않습니다. 잘 살고 싶은 욕망은, 여러분들보다 우리 남자들이 더 강하지 않을까요.

왠가면, 여러분들이야 얼굴이 반반하면 오라는데 많지만, 우리 남자들은 돈이 없으면 결혼은 커녕 연애도 못합니다.

한 마디로 못 사는 것이 죄입니다. 우리는 왜 못 사는 겁니까. 한국보다 잘 살면 우리 처녀들이 왜 한국으로 시집가겠습니까. 그쪽에서 우리에게 시집오려고 하겠는데 말입니다. 그럼 우리는 왜 못 삽니까. 우리는 왜 장가 못 갑니까. 내가 왜 여기서 큰소리를 쳐야 합니까. 우리는 누구를 원망해야 합니까. 우리는 왜 중국이란 나라에서 살게 되었습니까.

이건 모두 우리 조상들 때문입니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이민갈 거면 미국이나 호주로 갈거지 하필이면 못 사는 만주땅으로 와서 조선족이 되어가지고 말입니다. 미국 갔으면 존경받는 재미교포가 되었을건데 말입니다. 이민갈 거면 일본으로 갈거지 왜 만주땅으로 왔습니까. 일본가면 적어도 돈 많이 벌며 잘 살수 있지 않습니까. 지금 와서 잘 된 거 뭐 있습니까.

그리고…

바보처럼 왜 항일을 했습니까. 그 추운 장백산 원시림에 숨어서 일본놈들에게 쫓겨다니며 독립운동은 왜 했습니까. 가만히 있어도 왜놈은 쫓겨날 신세인 줄 몰랐단 말입니까. 덕분에 감옥살이를 하고, 총살당하고, 자식들이 연루되고, 별라별 고생을 다 했습니다. 차라레 한국땅에 남아서 친일이라도 했더라면, 결과는 달랐을 겁니다.

그럼 우리도 잘 먹고 잘 살 거 아닙니까. 그리고 나도 소송을 해서 내땅을 찾아 낼 것입니다. 친일해두 잘 먹고 잘 살기만 합니다. 이 땅에서 가슴을 내밀고 다닙니다. 대신 나라를 위해 항일을 한 사람들의 결과는 어떻습니까. 그 후손들이 불법체류나 하고, 장가도 못 가고, 남들의 눈치나 보며 살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 조상들을 원망하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 사진(1)(문제의 영화의 주인공 박경원)



여러분, 내 손에 든 이 사진을 보십시오. 누군지 아십니까. 바로 요즘 개봉된지 얼마 안되는 ‘청연’이란 영화의 주인공입니다. 이 여자는 일장기를 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인은 아닙니다. 박경원이란 한국여자인데, 왜 태극기가 아니고 일장기를 들고 있을까요.

이 영화는 일제시대에 일본에서 비행사가 된 아가씨의 이야기입니다. 친일파인지 뭔지 알수 없지만, 독립투사는 아닌 것 같습니다. 알고보니 현 수상 고이즈미의 할아버지와도 이상한 관계가 있었다고 하고, 덕분에 ‘청연’이란 비행기도 선물 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녀의 마지막 비행은 일본제국주의를 위한 선전비행이었습니다. 그리고 최초의 한국인 여비행사라고 하나요. (제작사에서 후에 최초한국인 민간인 여비행사로 말을 바꾸었음)

그러나 실은 최초 여비행사는 아니고요. 최초 여 비행사는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귄기옥’이란 이름의 항일투사입니다. 권기옥여사는 대단한 여걸입니다. 그녀는 3·1운동에 참여해 옥고를 치렀고 중국으로 망명해 1925년 운남항공학교를 1회로 졸업했습니다. 한국 최초의 여류비행사로서 그 후 중국 국민군 공군으로 들어가 중·일전쟁 등 각종 전투에 참가하였으며 1930년에는 중령으로 진급했습니다. 남편은 독립운동가였습니다. 그분의 념원은 비행기를 몰고 직접 도쿄를 폭격하는 거라고 했습니다. 박경원의 마지막 비행과, 일장기를 들고 미소를 지으며 찍은 사진과 너무나도 대조적이 아닐까요.




*** 사진(2)(항일투사 권기옥여사)


왜 한국사람들은 권기옥여사와 같은 항일투사의 이야기를 영화로 안 찍을까요. 얼마나 자랑스런 이야기입니까.

때로는 참 이해하기 힘든 한국사회입니다. 동정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양심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역사의 비극은 현실에서도 재현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청연’과 같은 영화가 만들어진다는 것, 즉 우리가 잘 알고있는 한/일 축구경기에서 무조껀 일본을 이길려고 노력하는 모습과 전혀 다른, 또 하나의 대한민국의 모습입니다. ‘청연’같은 소재는 다큐멘터리로 찍을만한 소재지만, 극영화를 만들만한 소재는 아니라고 봅니다.

이것이 바로 할아버지들이 열심히 항일을 한 결과입니다. 참담한 결과에 무덤 속에서 다시 눈을 퍼떡 뜨고 일어날지 모르지만, 일어나면 또 어쩌겠습니까. 돈이 있는가, 힘이 있는가. 젊은 놈들이 거들떠나 보겠습니까. 세상은 이 지경으로 변해갔고, 옛날과 달리 진리 하나로 살아가는 세상도 아닙니다. 중국조선족이 재미교포들처럼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재일교포들처럼 부자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양반은 더 말할 거 없구요..^^

여러분들에게 절망을 주고 싶지 않지만, 현실은 언제까지 현실입니다. 못사는 조선족은 한국바닥에 갖다놓으면 상놈보다도 못합니다. 옛날에는 양반이 하나에 상놈이 열이라지만, 요즘 세상에는 상놈 하나에 양반이 열인 것 같습니다.

양반인 척 하는 걸까요..^^

이 문제는 관심이 있는 분들이 천천히 생각해보시기 바라며, 여하튼 나는 아파트 주고, 자동차 주고, 여자를 준다면 무덤 속의 할아버지라도 팔아먹을 겁니다.

세상에 둘도 없는 망나니지요..^^

죽은 사람보다 산 사람이 더 중요합니다. 여러분, 우리 주위를 둘러보십시오. 자식을 서방보내기 위해 한국으로 돈벌이를 떠난 부모님들이 한 둘입니까. 60이 다 되어 퇴직금으로 노후를 즐길 나이에 이 추운 겨울에도 밖에서 노가다를 하고 있는 분들 한둘입니까. 한평생 혁명을 한 분들이 이게 웬일입니까. 많은 분들이 과거를 후회하는 것 같습니다.

그와 반대로 어린애들은 부모님들의 정성을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요즘 연길시 피시방을 물이쳐 드나드는 어린 애들이 몇십만원씩 하는 삼성핸드폰을 들고 다니는 걸 보면, 많이 서글픕니다.

나도 겨우 10만짜리 엘쥐폰인데…ㅠㅠ

죄송하지만 10분 휴식하겠습니다. 화장실 갔다와서 계속 얘기해 드리겠습니다..^^





^^
2006-01-09 02:26:08
221.133.18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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