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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 너머의 또 다른 아름다움
icon 선유도
icon 2005-12-10 18:3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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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 너머의 또 다른 아름다움




꽃보다 키가 작은 대나무 울타리
그 너머로 꽃들이 망을 봅니다





까치발을 하지 않아도
빨래가 널린 마당이 잘도 들여다 보이네요





이름 모를 들꽃들이 울타리 아래에
오손 도손 뿌리를내리고





수수한 초가 삼간을
초록 대궐로 꾸며 줍니다





돌담이 먼저 쌓였는지
꽃이 먼저 피었는지
서로 어울려 사는데 자리 다툼이란
없습니다





탐스러운 호박 녕쿨은
옆집 담 넘기가 예사입니다




흙과 볏짚으로 허름하게 쌓은 못생긴 담~


그마저 대문은 달리지도 않아

사람이건 풀이건

오가는데 부담이 없습니다.




이끼가 덕지덕지 앉아도 멋스럽고





기왓장과 울퉁불퉁한 돌들이

올망졸망 리듬을 맞추어

금방이라도 구수한 노래 한 곡조 뽑을 듯 합니다.




차곡차곡 얹은 땔감이 그대로 담이 되고

더위에 지친 나무가

가지를 척~~ 걸친 채 한시름 놓고 있습니다.




높지 않고, 거만하지 않고,

풀, 꽃, 나무, 시냇물, 길과 함께 어우러진

소박한 옛 담장들...

어딜 봐도 모난 곳 없이 자연스럽고 후덕합니다.




저 아름다운 담장 안에 살고 있던 사람들은

물질적으로 풍요롭지는 못했지만

왠지 지금보다 훨씬 행복했을 것만 같습니다.
2005-12-10 18:3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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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ny 2005-12-11 16:41:38
촬영하신곳이 어디신지 궁금하네요. 담장이 정말 예쁩니다.